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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건설현장 사고 '2연타'로 처벌 위기…업계 "중대재해법 가혹해"

기사입력 : 2022년04월11일 07:01

최종수정 : 2022년04월11일 07:01

중대재해법, 처벌수위 지나쳐…'50인 미만 제외' 허점도
시공사 처벌로 협력사 '된서리'…"무리한 규제 자제해야"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DL이앤씨가 건설현장 사망사고로 대표이사 처벌 가능성이 제기된 것을 놓고 '중대재해처벌법'이 너무 가혹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다.

전국 수많은 건설현장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가 징역 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어서다. 사망사고를 줄이자는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선에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DL 사옥 'D타워 돈의문' [자료=DL이앤씨]

◆ DL이앤씨, 건설현장서 잇따른 사고…"처벌수위 지나쳐"

11일 고용노동부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있는 DL이앤씨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5공구 공사장에서는 지난달 13일 하청업체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망 원인은 해당 노동자가 사고 당시 전선을 지상에서 지하로 내리는 작업을 하던 중 고정돼 있던 전선드럼이 갑자기 떨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즉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현장에서 사고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6일에는 DL이앤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산업센터 건설현장에서 작업 도중 사망했다. 이 노동자는 굴착기와 철골 기둥 사이에 끼여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현장은 모두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의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법이다. 법인 또는 기관의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이 법은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에만 적용한다. 정부는 산업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상시 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현장에 대해서는 오는 2024년 1월 27일부터 법 적용을 받게끔 유예했다.

사고 두 건에 대한 조사 결과 업체의 과실이 인정되면 원청사인 DL이앤씨와 하청업체 모두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창민 대표는 작년 1월 취임 이후로 DL이앤씨 대표 직을 맡고 있다. 대표이사 처벌 여부는 고용노동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대재해법'의 처벌 수위가 지나치다고 토로한다. 공사현장 한 곳 당 관리자는 소수인데, 수십명에서 수백명에 이르는 작업자들의 안전 실태를 매 순간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근로자가 안전불감증이거나 작업에 어려움이 있어서 안전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안전장치를 착용하지 않고 높은 곳에서 작업하다가 추락하는 사례 등이다. 이처럼 근로자 과실에 따른 사고까지 건설사 책임으로 돌려서 대표이사 처벌까지 가는 것은 억울하다는 의견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서 안전 수칙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근로자 과실을 비롯한 모든 상황에 대해 건설사에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지 않나"고 반문했다.

◆ 50인미만 사업장, 사고 '빈번'…"중대재해법 허점 발생"

또한 50인 미만 사업장은 법을 적용받지 않아 법 자체에 '허점'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실에서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평소 안전에 투자할 여력이 적은' 중소기업들이어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망사고 중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사고사망재해 현황' 자료를 보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가 전체의 80.7%를 차지했다.

실제로 작년 발생한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의 하도급 업체 대부분은 50인 미만 기업으로 파악된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철거·시공 하청을 준 한솔기업은 지난 2020년 9월 기준 직원 수가 13명이다.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 석면 및 지정물 철거 하청을 준 다원이앤씨는 현재 직원 수가 39명이다. 이에 따라 법의 사고예방 효과가 기대보다 적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보다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지금은 법이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감이 늦춰지면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이런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법 개정 움직임도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 10명은 지난 1월 26일 중대재해법 개정안(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상시 근로자 5명 미만인 사업장의 경영책임자도 법 적용 범위에 포함하고, 50명 미만 사업장의 '3년 유예'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중대재해 발생 시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의 법정형을 1년에서 3년으로 상향하고, 종사자의 범위에 '현장실습을 받는 교육훈련생'을 추가하는 안도 포함했다.

◆ 시공사 처벌로 협력사 '된서리'…"무리한 규제 자제해야"

다만 업계는 강도 높은 처벌로 건설경기 위축 등 부작용이 뒤따를 것을 우려한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사고재발 방지 대책으로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내놓았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는 단 한 번의 부실시공 사고로 3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시공사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해 업계에서 퇴출하는 제도다. '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는 5년간 부실시공이 2회 적발되면 해당 업체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고 3년간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제도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 개요 [자료=국토부] 2022.03.30 sungsoo@newspim.com

현재 부실시공 업체는 영업정지 2~8개월 처분만 받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1회 위반 시 영업정지 4~12개월, 2회 위반은 등록말소 처분이 내려진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강화하는 방안을 국회와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업계는 실질적으로 사고 발생을 줄이려면 '불법 재하도급 관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설사 혼자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재하도급이란 하수급인이 하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에게 다시 하도급하는 것을 말한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건설공사 하도급 제한) 제2·3항을 보면 건설공사를 하도급 받은 수급인은 그가 도급받은 전문공사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하도급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 조항도 있다. 재하도급법을 위반하면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처벌 수위가 낮은데다 내부적으로 은밀하게 이뤄지다 보니 적발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1군 건설사의 지방 공사현장에는 불법 재하도급 관행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1군 건설사의 협력업체들이 비용 등 이유로 지방 공사현장에서 지역업체에 재하도급을 주는 것이다.

하도급이 계속될수록 단가는 낮아지고 부실공사 우려는 커진다. 이에 건설업계는 "시공사 처벌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만 처벌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불법 재하도급 관행을 없애는 게 필요하다"며 "1군 건설사들에 가혹한 처벌을 하면 그 피해는 협력업체들에 고스란히 돌아가고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사고가 없을 수 없는데 무리하게 규제를 밀어붙이면 건설사들은 기업경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사망사고를 줄이자는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선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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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제한' 인뱅·2금융권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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