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생계형 적합업종 여부 논의
[서울=뉴스핌] 정연우 기자 =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확정됐다. 중고차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제한된 이후 10년 만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중고차매매업 진출 여부 논의는 무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3년 중고차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전격 제한됐다.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
이후 지난 2019년 2월 적합업종 지정 기한이 만료되면서 중고차업계는 대기업 등의 진출을 막기 위해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하면 동반성장위원회가 생계형 업종 추천 여부를 담은 의견서를 최대 9개월 안에 중기부에 제출해야 한다. 중기부는 이를 참고해 최대 6개월 내에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동반성장위는 법정 시한에 맞춰 2019년 11월 중고차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 '부적합'으로 중기부에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중기부는 6개월 뒤 법정 최종심의 종결일이 지나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2020년 7월 현대차, 기아 등이 소속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중기부에 완성차업계 중고차 시장 진출 의견을 내면서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 간 갈등이 심화됐다.
중기부‧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국토부 등 정부기관과 단체는 중고차업계와 완성차업계의 상생을 위해 중재에 나섰으나 지난해 9월 최종 협상에 실패했다. 각계의 중재로 지난해 11월 말 3일간의 끝장 토론까지 열렸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 기한인 지난 2020년 5월 이후 1년 반이 지난 상황에서 중기부의 요청으로 올해 1월에서야 겨우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당시 완성차업계는 ▲중고차 시장 선진화 ▲소비자 후생 개선 ▲수입차와의 형평성 등을 주장했다. 중고차업계는 '골목상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현대차는 지난 7일 중고차사업 방향을 공개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1월 경기 용인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을 하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기아도 전북 정읍시에 중고차사업 등록을 신청하고 지자체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 제20대 대선이 끝나고 17일 열린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에서 중고차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다만 심의위는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된다"며 "향후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에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적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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