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GAM 채권

속보

더보기

[석학에게 묻다] 손성원 교수 "인플레 쉽게 안 꺾여..美 기준금리 3% 간다"

기사입력 : 2022년01월26일 05:00

최종수정 : 2022년01월26일 07:23

- 뉴욕증시 밸류에이션이 일정 부분 고평가됐지만 버블 아니다
-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 양극화 두드러질 것, 한국에는 기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까지 진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제로 수준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3.0%까지 오를 전망입니다."

연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기조에 대한 경계감에 뉴욕증시가 연일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 교수가 25일(현지시각) 뉴스핌과 전화 인터뷰에서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의 향방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지난해부터 미국 주식시장의 악재로 부상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그는 연준의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 상승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를 근거로 정책자들이 올해 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한편 이번 긴축 사이클이 3.0%에서 종료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공급망 교란이 연말까지 해소되면서 물가 상승 압박 역시 완화될 전망이지만 미국 정부와 연준이 쏟아낸 유동성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 압박의 경우 단기간에 진화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소위 '연준 풋'이 종료 수순을 맞으면서 뉴욕증시가 연초 이후 가파른 하락을 연출했지만 손 교수는 정책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 고평가에 따른 조정일 뿐 버블이 무너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한국 경제에 대해 그는 희망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전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IT 경쟁력을 지닌 한국이 성장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지나친 정부 규제의 완화와 화이트 컬러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의 극복은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했다.

손성원 교수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와 피츠버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손 교수는 1970년대 닉슨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 자문위원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석학이자 웰스 파고의 수석 부행장과 LA한미은행 행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미국 경제 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9년 그를 '톱5 이코노미스트'로 선정했고, 2012년에는 '최고의 경제 예측가'로 꼽았다.

저서로는 2009년 출간한 <세계 금융위기와 출구 전략> 및 2014년 집필한 <미래 경제(원제 The New Economy, 번역 황숙혜) 등이 있다.

다음은 손성원 교수와 일문일답이다.

◆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이 지구촌 경제와 자산시장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올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가.

미국 인플레이션을 40년래 최고치로 끌어올린 요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지목할 수 있다. 한 가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비롯된 전세계 공급망 교란이고 나머지 한 가지는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이 쏟아낸 천문학적 규모의 유동성이다.

공급망 교란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개선될 사안이다. 하지만 정책자들이 전례 없는 규모의 국채 발행과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한 유동성에서 비롯되는 파장은 상당 기간 지속될 여지가 높다.

◆ 40년래 최고치 수준의 물가 상승이 꺾이기 힘들다는 의미인가.

지난해 12월 연율 기준 7% 치솟으며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해 일정 부분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3~5% 선에서 연준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인 2.0%를 크게 웃도는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분명히 해 둬야 할 부분은 연율 기준 3~5%는 보수적인 전망치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공급망 충격이 수요보다 공급 부문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데다 월세와 임금 상승을 포함해 그 밖에 물가 상승 요인들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공급망 마비를 더욱 악화시키는 상황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기는 대목이다. 다만, 이 문제는 연내 크게 완화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월가에서는 연준의 매파 행보를 전망하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은.

연준은 3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종료한 뒤 금리인상과 양적긴축(QT) 수순으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자들이 예고한대로 올해 말까지 3~4 차례의 연방기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릴 여지가 충분하다.

골드만 삭스가 다섯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연말까지 1%포인트 이상 올리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경제 펀더멘털에도 충격이 발생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실물경기의 호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균형을 도모하는 일이 정책자들에게 주어진 커다란 과제다.

◆ 연준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을 신뢰하는가. 정책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역사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렸을 때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투자자들은 과거 실패를 거울 삼아 정책자들이 이번에는 조심스러운 노선을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의 기대는 번번이 좌절됐다.

◆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감안할 때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때 기준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가.

연방준비제도 [사진=블룸버그]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박 없는 잠재 성장률 회복을 도모하는 이른바 중립 금리 수준은 3%라고 판단한다.

연준은 제로금리 정책을 포함한 저금리 기조를 지나치게 장기간 유지했다. 연방기금 금리가 3.0%까지 오른다 하더라도 역사적인 수준을 감안할 때 그리 높은 금리라고 볼 수는 없다.

◆ 연준의 긴축에 대한 금융시장의 경계감은 대단하다. 연초 이후 나스닥 지수가 14% 이상 폭락했고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동반 급락했다. 패닉장에 대한 의견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주식시장은 연준이 어디까지 매파 노선을 취할 것인가를 놓고 긴장할 수밖에 없다.

초저금리 여건과 유동성 홍수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이 연준의 본격적인 긴축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하는 것도 당연하다.

당장은 정책자들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와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자산시장과 실물경기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하락 압박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에 확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한편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는 요인이다.

보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경제 성장률과 기업 실적이 중요한데, 지난해 5.5%로 추정되는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3.8%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식시장이 버블 영역이라고 판단하는가.

버블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밸류에이션이 다소 고평가된 것이 사실이지만 주식시장은 항상 일정 부분 고평가 되거나 저평가 되는 속성을 보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궁극적으로 3.0%까지 인상한다 하더라도 (금융시장에 패닉을 일으킬 만큼) 지나친 매파 행보라고 볼 수는 없다.

경제 펀더멘털도 마찬가지다. 기준금리 3.0%까지 오른다 해도 단기적인 파장이 발생할 뿐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 헝다그룹의 디폴트 사태부터 중국 정부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 규제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견해는.

중국 정부에게는 경제 성장만큼 통제력 강화도 중요하다. 인터넷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기업인들을 제압하려는 고강도 규제나 공동 부유라는 이념의 급부상이 모두 같은 맥락이다.

미국 뉴욕시(市)에서 코로나19(COVID-19) 감염 확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53번가에 위치한 힐튼 미드타운 호텔 거리가 휑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다만, 균형이 필요한 사안이다. 경제 성장이 지나치게 악화될 경우 사회적 소요가 발생할 수 있고, 정부의 통제가 더욱 어려워진다.

최근 중국인민은행(PBOC)이 통화완화 정책을 동원한 것은 균형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여전히 전세계 기관차라고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영향력과 상관관계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7.8%에서 올해 5.4%로 둔화될 전망이지만 원자재 수출국에 타격이 예상될 뿐 세계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 많은 기업인들과 자영업자들이 팬데믹 사태의 종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포스트 팬데믹'에 대한 전망은.

코로나19가 없었던 시절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경제 구조와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 크게 달라졌고, 이미 새로운 경제 질서가 자리잡았다.

IT 스타트업이든 외식업이든 급변하는 경제 여건을 정확히 읽어내고 달라진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팬데믹 이후의 경제에서 IT 기술의 성장과 영향력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종간 양극화, 그리고 IT 기술력의 보유 여부에 따라 국가간의 경제적 격차가 모두 크게 벌어질 것이다.

◆ 한국 경제에 대한 의견은. 한국이 중장기 성장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팬데믹 사태로 인해 IT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의 축이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은 한국에 우호적인 대목이다.

IT 기술력을 확보한 한국이 팬데믹 사태로 변화하는 경제 질서 속에서 더 커다란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정부의 규제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특히 구 경제에서 신 경제 체제로 옮겨가는 과정에 정부의 개입이 많을수록 이동이 느려진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국가 경제 전반으로나 개별 기업 측면에서 시장을 다변화하는 한편 생산성을 확대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

그 밖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제로금리 정책을 권고했지만 지금은 금리를 올리는 것이 맞다.

◆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문제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교육을 많이 받은 화이트 컬러가 중심이 된 사회가 아니라 대학을 나오지 않고 건설업계나 제조업계에서 노동하는 근로자들이 충분한 경제적 혜택을 받는 구조를 이뤄야 한다.

미국에서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일자리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대졸자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경우도 많다.

한국도 특정 계층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회,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higrace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사진
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