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은 잔잔한 바다에 수많은 낚싯줄을 던져 물고기가 미끼를 무는 순간까지 기다리고 있다.
이주영 순경 |
물고기가 미끼를 무는 순간 잔잔했던 바다에는 폭풍같은 파도가 휘몰아치기 시작하면서 어부들은 물고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낚싯줄을 힘껏 끌어당긴다.
이러한 상황은 보이스피싱범들이 뿌려놓은 낚싯줄을 누군가는 지나칠 수 있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지나치지 못하고 걸려버리는 '보이스피싱'을 연상시킨다.
흔히 보이스피싱하면 전화사기(기관사칭형, 대출사기형 등)를 떠올리지만 최근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 및 코로나19로 인해 메신저피싱(자녀사칭형, 비대면 대출사기 등) 등 신종수법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보이스피싱의 범죄는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보이스피싱 (2016년~2020년) 통계자료' 에 따르면 2016년 1만7040건에서 2020년 3만1681건으로 약 2배 증가하였고 피해액은 2016년 1468억원에서 2020년 7000억원으로 약 5배 증가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대출사기로 의심되는 신고 건수가 2021년 8월 기준으로 1172건이 접수되면서 2020년에 비해 330%가 늘어났다.
이렇게 보이스피싱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범죄수법이 잘 알려져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방법을 알고 있지만, 그 상황에 맞닥들이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피싱범들의 낚싯줄에 걸려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갈수록 교묘하게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 해야하는 건 무엇일까? 최우선적으로 '나는 아닐거야', '설마 내가 당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반복적으로 예방법과 대처법을 숙지하는 것이다.
첫번째, 검찰, 법원, 경찰이 개인정보를 묻지 않는다. 검사나 수사기관을 사칭하여 범죄사건에 연루되었다며 계좌번호 및 카드번호 등 개인정보를 묻는 것은 보이스피싱의 단골 수법이다.
만약 검찰, 법원, 경찰등 수사기관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전화가 온다면 이름과 직책을 물어본 뒤, 전화를 끊고 해당관서에 다시 전화하여 확인해보자.
두번째, 확인할 수 없는 번호로 온 링크는 누르지 않아야 한다. 알 수 없는 번호로 택배업체을 사칭해 오는 링크를 한 번쯤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택배물량이 늘면서 생겨난 스미싱으로, 문자로 온 링크를 누르면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다.
이제부터 의심스러운 내용의 문자메세지와 함께 URL가 온다면 절대로 누르면 안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세 번째, 돈을 송금하였거나 카드번호, 계좌번호 및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면 바로 지급 정지해야 한다. 해당은행이나 카드회사에 지급정지, 사용정지를 요청해야하며 더 나아가 카드번호와 계좌번호 및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면 비밀번호를 수정하고 본인명의의 다른계좌 개설여부를 꼭 확인해야한다.
네 번째, 출처가 분명하지 않는 APK앱은 설치하지 않아야 한다. '엄마 나 OO인데 휴대폰 잃어버렸어 이 번호로 연락줘' 라는 문자를 한번쯤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는 가족을 이용한 사칭으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유도하여 팀뷰어라는 원격시스템으로 정보를 빼앗아가는 스미싱이다.
팀뷰어 앱이 설치되어있다면 바로 삭제하고 개인정보노출을 예방할 수 있는 엠세이퍼를 활용하자.
마지막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금육감독원 콜센터와 경찰서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아는 만큼 충분히 예방과 대처가 가능한 범죄다. 일상생활 속 나에게 수많은 낚싯줄을 피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숙지하자.
거창경찰서 경무계 이주영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