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2030대의 내 집 마련은 '하늘의 별따기'가 아닌 화성으로 갈 확률보다 적다는 '웃픈(웃기면서 슬프다는 뜻)' 사연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수 있다.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처음으로 12억원을 넘어섰다. 6개월 만에 평균 1억원 올랐고 일 년 새 2억원이 오른셈이다.
그럼에도 정부 수장들은 주택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최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확실한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며 무리한 주택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말한 '집값 고점론'을 다시 꺼내며 '하우스 푸어(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 우려까지 내비쳤다.
하지만 집값이 정말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는 아직 섣부른 시점이다. 올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 부동산 조사 기관이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아파트 매매 시장은 상반기에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가 하반기엔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상승률은 여전히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개별 지역으로 눈여겨 볼 곳이 세종시다. 최근 몇 년간 공급 물량이 집중된 세종시의 경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들어 세종 아파트값은 일주일 새 하락 폭이 10배에 이를 정도다. 지난주 세종시 아파트값은 2014년 7월 7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월 1일 –0.01%로 하락 이후 ▲15일 –0.10% ▲22일 –0.12% ▲29일 –0.26% ▲이달 6일 –0.33%를 기록하며 하락 폭을 확대했다.
세종시의 집값 하락은 예견됐던 일인지도 모른다. 신규 공급 물량이 수요를 추월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집값이 확 꺾인 것이다. 올해 세종시 신규 입주 물량은 7688가구로 지난해 작년 4287가구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세종시 연기면에 6000가구, 조치원읍에 7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 조성계획을 내놓으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 같은 결과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 정부 집권 이후 4년 6개월 동안 공급 물량이 감소하면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젊은층과 신혼부부 등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을 내 투자)'를 통해 매맷값을 끌어 올렸지만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해 최근 몇 달간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하지만 상승세는 여전한 게 사실이다.
그간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책은 23번이 넘는다. 그때 마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집값은 커녕 무주택자와 서민만 잡는다는 울부짖음은 외면하고 있다.
정부는 에이브럼햄 링컨이 말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펼쳤는지 아님 "정부의,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되새겨볼 시점이다. 더불어 정권 말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섣부른 말 한마디는 정부의 인식이 시장과 괴리가 크다는 점만 더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수요자들의 목소리와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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