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리튬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배터리 등에 쓰이는 핵심 원재료인 리튬이 반도체처럼 장기적인 공급 차질 국면에 직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튬 광산 [사진=블룸버그] |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 5월과 11월 사이에 2배 올랐다. 연간 기준으로 240% 폭등한 것이다. 이는 약 5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 등 전기차 판매가 증가세인 한편, 공급은 신규 프로젝트 투자 부진과 공급망 병목현상 등으로 부족하다.
리튬 채굴과 생산은 자주 환경단체들로부터 반대에 부딪히고, 채굴 인허가를 받는 절차가 까다롭다.
전 세계에 매장된 리튬은 풍족하지만 배터리 등급의 화학물질로 변환하는 절차는 시간이 걸리고 비싸다.
캐나다 업체 리튬아메리카스의 존 에반스 최고경영자(CEO)는 "마치 뜨거운 부동산 시장과 같다"고 표현했다. 회사는 올해 리튬 생산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주가 상승에 시가총액은 40억달러에 이른다.
리튬 가격 상승은 배터리 제조사들과 자동차 기업들로 하여금 재료 확보 공포를 일으키고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마치 일부 기업들이 컴퓨터칩과 같은 핵심 부품과 원재료를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비록 리튬이 전기차 제조 전체 비용에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평균 리튬이온 배터리팩 가격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고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가 내다봤다.
리튬이온 배터리팩 가격 상승은 최소 10년 만의 일인데, 그동안 전기차 업체들은 낮은 배터리 가격에 내연차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공급이 수요보다 앞서는 상황은 신규 투자금이 쏟아질 때 가능하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상황이 오는 2025년에 올 것으로 보고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