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로드숍. 단어 그대로 '길에 있는 매장'인 가두점을 뜻한다. 로드숍은 2000년대 초반 중저가 화장품의 전성시대를 맞았지만 이제는 '로드'라는 단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로드숍 매장들은 쇄락의 길을 걷고 있는데다, 화장품 회사들이 온라인, 즉 플랫폼을 활용한 판매전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9.15 shj1004@newspim.com |
로드숍의 위기는 매장 폐점률이 말해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업종 폐점률은 28.8%로 주요 도·소매업종 중 가장 높았다. 미샤의 경우 지난해 계약 종료한 매장 수는 164개 달했고 네이처리퍼블릭은 82개, 토니모리는 80개, 더페이스샵 264개 매장을 종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로드숍들은 온라인으로 눈길을 돌렸다. 코로나19로 인해 확산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로드숍도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플랫폼 입점이다.
국내 대표적인 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은 요기요와 손 잡았고 미샤, 토니모리 등은 배달의 민족 B마트와 쿠팡이츠 마트에 등장했다. 헤라,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제품들 역시 신생 패션 플랫폼에 들어서고 있다.
이미 온라인으로 로드숍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던 상황에서 왜 플랫폼 입점이라는 방법을 선택했을까. 무엇보다 플랫폼을 통해 기존에 확보된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플랫폼이 거대한 MZ세대 이용자를 거느리고 있는 만큼 소비자 취향에 맞춰 협업을 진행, 매출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
배달 플랫폼에 입점한 로드숍을 이용할 시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주문부터 배송까지 즉시 할 수 있다. 배달 주소지와 가까운 가맹점에서 빠르게 물품을 받아볼 수 있다. 패션 플랫폼의 경우 식품, 의류 등을 함께 주문해 배송시간·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플랫폼은 온라인을 강화하면서 가맹점과의 상생 방안이 될 수 있을까. 본사 측은 매장과의 상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플랫폼에 소비되는 물품 수익 전액을 점주들에게 돌려주는 등 매장 전용 상품을 확대하며 나름의 상생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지는 미지수다. 플랫폼을 통한 판매량이 늘면 전체 매출은 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임대료와 인건비 등의 비용이 발생하는 매장이 과연 필요하겠냐는 것이다.
더욱이 로드숍들은 플랫폼에서 더 많은 브랜드들과 경쟁까지 해야 하는 문제까지 직면했다. 결국은 매장만의 강점 강구와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 여력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코로나19로 소비 트랜드가 비대면으로 바뀌며 온라인 부문 강화는 필수적인 일이 됐다. 플랫폼을 똑똑하게 활용하되, 매장만의 강점 역시 강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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