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9월 프로포폴 불법 투약한 혐의…1심서 벌금 3000만원
법원 "배우로서 범행 죄책 무거워"…하정우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화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 씨가 1심에서 당초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벌금 3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신세아 판사는 14일 오후 1시50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하 씨에 대해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하고 8만8000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하정우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9.14 pangbin@newspim.com |
당초 검찰은 하 씨를 벌금 1000만원형으로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란 검찰이 징역·금고형보다는 벌금형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정식 재판에 넘기지 않고 법원에 서면 심리를 청구하는 절차다. 하지만 법원이 사건기록을 살펴본 뒤 심리가 필요하다며 정식 재판 절차에 회부했고, 검찰 구형량보다 3배 높은 벌금 3000만원형을 선고했다.
신 판사는 "수면마취가 필요하지 않은 피부미용 시술을 하면서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19회 투약하고 지인의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진료기록부를 거짓 작성한 것으로 범행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 범행을 저지른 죄책도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애초에 피부미용 시술 목적 없이 내원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8개월 동안 19회 투약했는데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투약량이 실제보다 많게 기재돼 있어 정확한 투약량을 알 수 없다"며 "투약 횟수나 빈도에 비춰보면 피고인에게 의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이나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벌금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가 끝난 뒤 하 씨는 "선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건강하게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하 씨는 지난 2019년 1월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 불상량을 투약한 것을 비롯해 같은 해 9월까지 19차례에 걸쳐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해당 병원장 등과 공모해 동생의 인적사항을 대신 기재하게 하는 등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게 한 혐의도 있다.
해당 병원장과 총괄실장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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