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식시장 사상 최고치 경신·물가 하락" 항변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및 이민 정책 지지율이 올 초 대비 10%포인트 이상 크게 떨어졌다는 최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반적인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여론이 60%에 달하며,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시장 최고가와 물가·에너지 가격 하락을 거론하며 여론조사가 자신의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11일(현지시간) 공개된 AP통신·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의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 직무 수행 지지율은 3월 42%에서 12월 36%로 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경제와 이민에 대한 평가는 각각 40%에서 31%, 49%에서 38%로 떨어지며 10%포인트 안팎의 낙폭을 기록, 해당 조사에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8%가 미국 경제 상황을 '나쁘다(poor)'고 답해, 재집권 이후에도 체감 경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다만 민주당과 무당층 다수는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낙관적 응답 비율이 높아 정당별 인식 격차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과를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언제 가짜 여론조사들이 내가 경제 등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냐"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증시 호조를 근거로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사상 최고 수준의 물가"를 물려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지금은 물가와 에너지·휘발유 가격이 5년 만의 저점으로 떨어지고 관세 수입과 증시 호조 덕분에 미국 경제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강조해, 여론조사와 체감 경기 사이의 인식 차이를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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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5년 12월11일 트루스 소셜 게시글. [사진제공=트루스 소셜] |
한편, 이번 조사에서 경제·이민과 달리 국경 안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은 거의 유일한 강점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50%)이 국경 안보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전반적으로 부정 평가가 우세한 다른 이슈들과는 대조를 이뤘다. 공화당 지지층의 거의 전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안보 정책을 지지했으며, 민주당 지지층 19%, 무당층 36%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당파 간 갈등 속에서도 비교적 폭넓은 동의를 얻는 사안으로 분석된다.
반면 건강 보험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 34%에서 29%로 하락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에서의 지지가 68%에서 59%로 줄어들어, 하락분 상당 부분이 지지 기반 내부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건강 보험 보조금 연장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관련 입법·예산 협상을 둘러싼 워싱턴의 정치 공방이 여당 지지층의 피로감과 실망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무 수행 전반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지지층의 약 10명 중 9명, 무당층의 10명 중 7명은 트럼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 10명 중 8명은 지지 입장을 유지하는 등 당파적 양극화가 지지율 구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AP-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시카고대 NORC의 확률 기반 아메리스피크(AmeriSpeak) 패널을 활용해 12월 4~8일 미국 성인 114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유·무선 전화 인터뷰를 병행해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약 ±4% 포인트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