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마지막 증인심문.."최 회장 등 그룹에서 압박 없었다"
"자경단서 그룹 차원 대대적 경영진단..결과도 공유"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SKC 전 사외이사들이 SK텔레시스에 대한 유상증자는 SKC 이사회가 결정한 사안이라고 일관된 주장을 펼쳤다.
검찰은 SK텔레시스 유상증자 과정에서 횡령과 배임 혐의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수사 중이다. SKC가 지난 2012~2015년 자회사인 SK텔레시스에 단행한 유상증자가 누구의 결정이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3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진행된 마지막 심문에서 SKC 전 사외이사들은 SK텔레시스에 대한 유상증자는 SKC 이사회의 결정이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2일까지 4차례 증인심문 절차를 거쳤다. 그 간 양측은 유상증자 결정주체와 유상증자의 필요성, 진행과정 등에 대해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1.02.17 dlsgur9757@newspim.com |
검찰은 이날 사외이사들이 충분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오너 일가인 최신원 회장의 요구에 눌려 유상증자를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외이사들은 유상증자 승인의 전제 조건이었던 ▲ 최신원 회장의 퇴진과 지분포기 ▲충실한 경영진단을 통한 SK텔레시스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해결됐기에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조대식 의장과 그룹의 역할도 쟁점이 됐다. 사외이사들은 SK텔레시스가 세운 자구책 중 신규사업 진출은 그룹 차원의 협조가 필요했으며 당시 지주사의 조대식 사장이 SKC 이사회 의장으로 온 것은 그룹 내 지원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들은 또 최 회장이나 조 의장 등 그룹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어떠한 요구나 압박도 없었다는 점에 모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장 등이 SK텔레시스 경영정상화 TF를 주도했는지도 양측은 갈렸다.
검찰은 지주사 소속인 조 의장 등이 2015년 유상증자TF를 만들어 리딩 그룹(Leading Group) 역할을 하며 부적절한 SKC 이사회 보고서 자료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봤다.
그러나 지주사 재무담당 임원으로 관련 회의에 참석했던 한 증인은 SKC의 전략기획 부서가 주도해 SK텔레시스 경영정상화 진행 경과를 점검하고 SKC CEO에 보고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또 조 의장 등이 주요 인사로 표시된 TF 조직도는 SKC 실무진의 아이디어일 뿐 참여하지도 않았던 이들이 기재되는 등 실제와 달랐고 겸직 관련 인사발령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지난 2012년 유상증자 판단의 근거가 됐던 SK텔레시스 경영진단의 적절성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그룹 내 감사 조직인 자율책임경영지원단(이하 자경단)의 단장이었던 조 의장이 약식 재무실사를 지시했으며, 그 결과를 SKC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봤다.
반면 자경단 임원이었던 한 증인은 사안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당시 조직의 절반 넘는 인력과 외부기관까지 투입해 강도 높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자경단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SKC의 각종 자료 및 담당자 간에 주고받은 메일도 증거로 제출됐다.
2015년 유상증자 이후 실시한 자경단의 정기 SKC 경영진단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갈렸다. 자경단이 이사회에 불리한 내용을 숨기고자 일부러 일정을 늦췄다는 의혹에 변호인 측은 오히려 다른 계열사보다 순서를 앞당겨 실시했다며 관련 일정표를 제시했다. 또 유상증자를 고려했다면 불리한 내용을 넣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재판부가 연내 선고 목표를 밝히며 속도를 내는 가운데 다음 공판은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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