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
"상견례 차원에서 처음 만나"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2일 취임 후 첫 회동에 나선다. 금융당국 두 수장은 이날 가계부채 대책,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징계 등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 위원장과 정 원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두 수장이 상견례 차원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다"며 "처음 만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도 이날 신한금융그룹과 세계경제연구원이 개최한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자들에게 "금융위와 금감원은 한 몸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새로 취임한 금감원장과 한번 뵙고, 소통을 강화하자는 말씀을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왼쪽부터)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2021.08.06 dlsgur9757@newspim.com |
금융당국의 두 수장은 이날 당면 현안인 가계부채 관리와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금융사 CEO 제재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고 위원장과 정 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를 최대 과제로 꼽아왔다. 고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취임사에서 "급증한 가계부채가 내포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정책역량도 집중하겠다"며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본시장 간의 상호 상승작용의 연결고리를 지금부터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도 취임식에서 "한계기업·자영업자 부실 확대 가능성,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의 가격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금융 지원이 절실하지만, 과도한 민간부문 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녹록치 않은 금융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금융사 CEO 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의 DLF 1심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이날 두 수장 간 관련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DLF 1심 패소와 관련해 항소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항소를 포기할 경우 패소를 인정하는 것으로, 그간 금융사에 부과한 제재 조치를 번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손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경징계로 낮춘 후 금감원이 항소를 하지 않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이 외에도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 코로나19 금융지원 재연장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 위원장과 정 원장은 행정고시 28회 동기로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등에서 호흡을 맞춰온 만큼, 이번 회동을 통해 두 기관이 해묵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금융위와 금감원은 키코(KIKO)문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금감원 독립 문제 등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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