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모비스·글로비스 등 나란히 실적 증가
"불확실성 높은 여건일수록 수직계열화 장점 돋보여"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2분기 판매 호조에 따라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도 늘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이어가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계열사가 하반기에도 현대차·기아 판매 증가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판매 증가에 따라 현대제철 등 계열사 실적도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은 54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3795% 폭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한 5조621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의 이 같은 호실적은 철강재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자동차 강판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와 기아 내수용에 공급하는 자동차 강판 가격이 4년 만에 톤당 5만원 오른 점도 실적 증가의 핵심 요인. 현대제철은 철광석 등 원료값 인상에 따른 국제철강시세에 맞춰 수출용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이 현대차·기아 수출용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에 성공할 경우 수익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매년 자동차향으로 500만~550만톤을 공급하고 있는데, 내수용에 이어 수출용도 톤당 5만원 오르면 연간 영업이익 증가분이 2500억~275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한해 동안 현대차·기아는 전 세계에 635만대 판매했으며 수출 및 해외 비중이 79%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차 아이오닉5 전기차, 제네시스, 기아 등 신차 출시에 따른 수익성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5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늘었고, 매출은 36.5% 증가한 10조285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용 핵심 부품 공급이 늘면서 수익성을 높였다. 현대차·기아의 고부가 차종 판매 증가는 곧 현대모비스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2021.07.28 peoplekim@newspim.com |
다만 해상·항공 운임 비용이 상승한 탓에 실적 증가폭은 제한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핵심 부품 공급도 일부 차질을 빚었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생산 감소, 운송비 증가로 부진한 실적, 생각보다 컸던 운송비 영향, 하반기에 개선될 여지가 더 많은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4륜구동 등 구동계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도 2분기 매출 1조9800억원, 영업이익은 451억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수출 물동량 증가로 실적이 크게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2769억원을, 매출은 67.2% 증가한 5조467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와 함께 신차 판매 확대에 따른 중고차 사업도 성장했다. 중고차 등 유통 부문 영업이익은 55.6% 증가한 993억원, 매출은 77.5% 증가한 2조890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물동량 증가에 따라 운임 비용이 오른 환경도 우호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높은 여건일수록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의 장점이 돋보인다"며 "사업에서 가장 큰 덩어리인 현대차와 기아 판매 증가는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로 연동돼 규모의 경제를 보다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대차 임단협도 최종 타결됐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없다면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전반적인 실적은 상반기 보다 더 좋아질 수 밖에 없다"며 "현대차·기아의 3~4분기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전 세계 현대차 판매량은 10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5% 늘었고, 이 가운데 해외 판매량은 73.6% 증가한 83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총 75만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6.1% 늘었으며 해외에서는 70.9% 오른 60만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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