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재난

속보

더보기

[르포] 거리두기 4단계 첫날, '퇴근길 한잔' 사라진 서울의 밤

기사입력 : 2021년07월13일 08:11

최종수정 : 2021년07월13일 08:11

서울 홍대·강남 번화가 찾아가보니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
저녁 손님 붐벼야 할 식당은 메뉴판만 덩그라니
2명씩만 다니는 번화가 거리, 3인 이상 무리 찾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처음 적용된 12일 저녁. 서울 도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우려한 듯 비교적 한적한 모습이었다. 평소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홍대와 강남역 일대에는 '퇴근길 한 잔'이 사라졌고, 여름철 시민들의 휴식처인 한강공원은 '텅 빈' 공원이 됐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말을 쏟아냈다. "오늘 뿐만 아니라 이미 주말부터 손님 수가 확 줄어들었어요. 특히 동네 주민들 움직임은 완전히 줄었고, 간간이 외지 손님들만 온다니깐요. 방금 3명도 갔어요."

평소 같았으면 카페는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이날은 썰렁했다. 사적 모임 인원이 2명으로 제한되는 오후 6시가 되자 그나마 있던 손님들마저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던 테이블은 금새 빈 자리가 됐다. 카페 밖 풍경은 휑한 느낌마저 들었다.

일명 '배달존'으로 불리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공원 공터에 돗자리를 깔고 평일 저녁시간을 즐기러 나온 일부 시민들의 모습은 보였지만 대체로 인적이 드물었다. 평소라면 푸드트럭과 노점으로 번잡했을 공원 진입로는 한적했고, 배달음식 전단지를 앞다퉈 나눠주던 상인들은 어색하게 주변을 서성였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2021.07.13 filter@newspim.com

이날 여자친구와 나들이 나온 김태훈(30) 씨는 썰렁한 한강공원이 신기한 듯한 표정이었다. 김씨는 "평소 3~4회 정도 여의나루 한강공원을 찾는 편"이라며 "코로나가 터진 작년 10월에도 같은 장소를 방문했었는데 그때보다 많이 한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한 서울 마포구 홍대의 밤거리는 '홍대가 맞나'가 싶을 정도로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약속 장소로 늘 붐빈다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와 어울마당로는 평일 낮처럼 한적했다. 거리에는 친구, 연인, 가족 등 2명이 모여다녔고, 3인 이상 무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야 할 음식점은 손님의 발길이 뜸했다.

한 닭갈비 식당은 16개 테이블 중 4개만 차 있었다. 손님이 없는 테이블에는 닭갈비를 볶는 냄비와 메뉴판만 덩그라니 놓여 있었다. 주변에는 일찌감치 문을 닫거나 아예 저녁 장사를 포기한 식당들도 보였다. '코로나19 4단계 격상으로 잠시 휴업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을 붙인 한 곱창집은 적막만 흘렀다.

사람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골목은 배달 오토바이의 배기음이 차지했다. 이곳에서 5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김석주(35) 씨는 "코로나 이후 배달 위주로 영업 중"이라며 "코로나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잘된다"고 말했다. 굉음을 내뿜는 오토바이 소리가 사라지자 김씨의 가게 골목은 다시 조용해졌다.

발걸음을 돌려 또 다른 번화가 강남으로 가는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으로 향했다. 6번 출구로 나오자 거리에는 비교적 한가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평소라면 사람들로 번잡했을 곳이지만 4단계 거리두기가 처음으로 시행된 이날은 크게 붐비지 않는 모습이었다. 대로변에 있는 한 유명 캐릭터편집샵은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밤. 서울 홍대의 한 닭갈비 식당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2021.07.13 filter@newspim.com

맛집들이 몰려있는 먹자골목 사정도 비슷했다. 고깃집, 횟집 , 족발집 등 간판은 밝게 빛났지만 식당을 찾은 손님은 많지 않았다. 오후 6시 이후로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3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에 따라 퇴근한 직장인들이 곧바로 집으로 향한 탓이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거리두기 영향을 묻자 "앞으로 2주 동안 어떻게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누군가에겐 2주는 그냥 14일 정도겠지만, 우리 같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겐 의미가 다르다. 장사 고민하는 집이 한 두 곳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맛집들도 이날만큼은 예외었다. 손님이 꽉 찬 곳도 있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일본 라면으로 유명한 한 식당은 7월 한 달 동안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맞은 편 골목 안에 있는 프랜차이즈 곱창전문점 역시 거리두기 4단계 기간 동안 영업을 중단한다며 안내문을 써붙였다.

밤 10시. 식당 영업이 종료되는 시간이 되자 거리의 시민들은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2차 가자", "다른 데 가요"라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어 인파가 빠져나가는 거리는 택시들이 메웠다. '빈차' 표시등을 켜놓은 택시들이 대로변에 길게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filte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