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위법행위에 저항해 이뤄진 소극적 방어행위"
"박범계, 100kg 체격 야당 당직자에게 밀려"
증인으로 나온 국회 경위 "민주당과 논의 안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당시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폭행이 있었더라도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의 위법행위에 저항한 방어행위"라고 주장했다.
3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장관과 김병욱·박주민 민주당 의원, 표창원·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 민주당 소속 보좌진 5명 등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 재판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공소장에 적시된 것처럼 (한국당 측을) 폭행한 사실이 없고, 그러한 행위가 일부 있었더라도 위법행위에 저항해 이뤄진 소극적 방어행위"라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 민주당 측은 2019년 4월 25~26일 이틀간 국회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방해하고, 국회 의안과 사무실에서 팩스로 전송된 법안 서류를 직원으로부터 빼앗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민주당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 행위는 한국당의 위법적인 행위"라며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의 주도 아래 미리 조를 짜 의안과를 점거하고, 국회의원의 핵심 의정활동인 법안 접수 업무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당시 과방위 회의실 앞을 가로막은 한국당 당직자를 끌어낸 사실이 없고 오히려 주춤거리며 뒤로 밀려나는 사실이 확인된다"며 "영상에 보이듯 한국당 당직자는 몸무게가 100kg를 넘는 체격으로 박 장관과 체격차이가 현저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해 4월 26일 국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팔짱을 끼고 드러누워 회의실 입구를 막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3당은 자유한국당이 회의장을 봉쇄하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회의를 개의했다. 2019.04.26 kilroy023@newspim.com |
또 "검사가 공소장에 적시한 것처럼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 물리적 충돌을 하려고 공모를 한 게 아니라 물리적 충돌없이 회의장을 찾아다니는 것 뿐"이라며 "한국당의 경우 당사에 있어야 할 당직자들까지 국회 본관으로 몰려들었고 지역위원장들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4월 26일 새벽 1시 당시 의안과에 온 경호원들은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에 따라 동원된 유일한 케이스"라며 "경호권에 의존해서 회의를 준비했다는 검사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가 않다"고 주장했다.
김병욱 의원도 "검찰이 상상력을 동원해서 기소를 했다"며 "국회의원에게도 이렇게 기소를 하는데 국민들에게 어떻게 하겠는가. 일방적으로 해석해서 기소한 것이 당시 영상을 통해 들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재판에는 당시 국회 경호 업무를 담당했던 국회 사무처 경호기획관실 소속 A 경위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경호권 발동 고지하기 전 질서 유지를 요청했으나 (협조가) 안됐다"며 "그분들이 불법으로 (국회를 점거)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한국당 의원들이 점거한 의안과 사무실을 열기 위해 쇠지렛대(빠루)를 사용했다"며 "3차례 진입을 시도했지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문 틈을 벌려야 인력으로 밀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누군가 내 실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대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5.26 mironj19@newspim.com |
그는 의안과 앞 충돌 당시 민주당 당직자나 보좌진에게 의안과 진입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냐는 검찰 측 질문에 "전혀 없다"며 "그분들을 알지 못할 뿐더라 저희에게 지시를 하는 권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 당직자 20여명이 한꺼번에 돌진한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당시에는 누군지도 몰랐고, 직원들도 놀랬다"며 "당시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저희들도 많이 당황스러웠고 힘든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빠루를 한국당 당직자에게 뺏긴 것이 맞냐'는 질문에 "(직원들로부터) 안에 집어넣었는데 안에서 당겨서 쉽게 뺏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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