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8조원 인정받아... 상장 흥행 가능성↑
구창근 대표, CJ 경영승계 캐스팅보트 역할 톡톡
H&B업계서 독주... 공정위 대기업 규제는 변수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CJ올리브영이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높이기에 나섰다.
무엇보다 '재무통'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지난해 올리브영의 경영 효율과 투자유치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몸값 올리기 작업에 한창인 모습이다. 나아가 CJ 오너 2세 경영권 승계작업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2020.08.26 hrgu90@newspim.com |
◆ 기업가치 1.8조원 인정받아... 상장 흥행 가능성 ↑
25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Pre-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1조8361억원으로 인정받았다. 프리IPO란 상장 전 기업이 들고 있는 일부 지분을 외부 투자가들에게 미리 판매하는 투자 유치 행위를 말한다.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가 프리IPO(Pre-IPO·상장 전 지분투자)의 성과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CJ올리브영의 상장 흥행 가능성을 높였다.
시장에선 투자자인 글랜우드 PE가 올리브영이 보유한 전국 단위의 유통망 조직을 높게 평가하며 예상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2014년 CJ올리브영과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합병할 때 외부평가기관이 측정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2178억원이었다. 지난 2019년 CJ올리브네트웍스 기업분할 과정에서 추정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도 6410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결과로 H&B 전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1조원에 달하는 밸류에이션 평가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깼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6.23 shj1004@newspim.com |
CJ올리브영은 2019년 11월 1일을 분할기일로 CJ올리브네트웍스로부터 Health&Beauty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분할 신설회사다. 건강 및 이용 관련 상품의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구창근 대표가 취임 이후 올리브영의 가치를 크게 상승시켜 왔단 평가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1조8739억원, 영업이익 100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 진행한 여름 맞이 올영세일에서는 7일간 매출 107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선 CJ 오너일가 지분이 많은 CJ올리브영의 경우 구 대표가 CJ 경영승계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단 시각도 제기된다.
이번 프리 IPO로 일부 지분을 매각했지만 최대주주 CJ를 중심으로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장녀 이경후 CJ ENM 부사장이 각각 17.97%, 10.03%, 6.91%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내년을 목표로 내부에서 상장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며 "상장 준비는 국내외 기회에 적극 대응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 [사진=올리브영] 2021.06.23 shj1004@newspim.com |
◆ H&B업계서 독주 체제... 공정위 대기업 규제는 변수
CJ올리브영은 시장 포화와 라이프스타일 방식의 변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고심하고 있는 H&B업계에서도 유일하게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H&B 스토어 시장에서 CJ올리브영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1259개로 랄라블라(124개), 롭스(101개)에 비해 10배 이상의 점포 수를 가지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점포 수 추이를 보면 올리브영은 2018년 1198개, 2019년 1246개, 2020년 1259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랄라블라와 롭스 등은 시장 포화와 라이프스타일 방식의 변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매장 수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리브영은 여전히 H&B 위주로서 상품 라인업 확대 여력이 크고 높은 브랜드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어 성장성이 유효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온라인 부문에서도 올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올리브영은 전국 오프라인 매장망의 강점과 지속 성장하고 있는 자사 온라인몰의 경쟁력을 활용, O2O(Online to Offline) 시너지를 본격화해 '옴니채널' 사업자로서의 입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공식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고객 주소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포장·배송하는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과 자체 라이브커머스 '올라이브'도 강화한다.
여기에 최근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에 50억 원을 출자해 H&B 혁신 성장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타임와이즈는 이번에 결성된 펀드를 토대로 CJ올리브영과 유망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타임와이즈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벤처캐피탈로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부사장과 장남 이선호 부장 등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타임와이즈는 오너 4세들의 개인 회사인 셈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 판매 확대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고 전국단위의 유통망에 강점이 있는 CJ올리브영에 대한 가치가 점차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진단에 대한 규제 압력 강화는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CJ올리브영 등 대형 프랜차이즈가 직영점을 낼 때 지역 상인과 임대인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 '지역상생구역'으로 지정되면 출점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리브영의 경우 대규모 유통업자의 지위를 갖고 있다"며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한 납품업자들과 직매입 거래 약정을 체결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제도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