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인지세 0.1%→0.13%로 인상
올해 최초 남하자금 유출세 기록
항셍지수 29718.24(-914.40, -2.99%)
항셍테크지수 9360.95(-502.87, -5.10%)
국유기업지수 11509.73(-399.90, -3.36%)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24일 홍콩증시 대표지수인 항셍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99% 내린 29718.24홍콩달러로 마감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표 기술주의 주가를 반영한 항셍테크지수는 5.10% 급락한 9360.95포인트로, 국유기업지수는 3.36% 하락한 11509.7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섹터별로는 항셍테크지수에 포함된 중국의 대형 인터넷∙과학기술주가 무더기로 급락했다. 이밖에 비철금속, 천연가스, 게임, 태양광, 제약∙바이오 등 대다수의 종목이 큰 낙폭을 기록하며 약세 흐름을 연출했다.
대표적으로 항셍테크지수에 포함된 대표 종목인 콰이서우(1024.HK)가 8.60%, 메이투안(3690.HK)이 6.87%, 비야디(1211.HK)가 5.94%, 샤오미(1810.HK)가 4.45%, 텐센트홀딩스(0700.HK)가 2.83% 하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홍콩거래소(0388.HK)가 8.78% 하락한 509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거래소는 장중 한때 11% 이상 급락하며, 2015년 이래 단일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장 마감 이후 갑작스럽게 날아든 주식거래 인지세 인상 소식이 홍콩증시는 물론 A주(중국 본토증시에 상장된 주식) 시장의 주가를 끌어내린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당국의 통화정책 긴축전환에 따른 부담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당 소식이 이날 양대 증시에 하방압력을 가중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폴 찬(陳茂波) 홍콩 재정담당 국장은 최신 재정 예산안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자리에서 증권시장과 글로벌 경쟁력의 영향 등을 고려해 주식거래 시 매수∙매도측 모두에게 부과해온 인지세를 기존의 0.1%에서 0.13%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이 인지세를 인상한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993년부터 홍콩은 주식거래 활성화 등을 위해 인지세율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1993년 4월 1일부터 1998년 3월 31일까지 세율은 0.15%, 1998년 4월 1일부터 2000년 4월 6일까지 세율은 0.125%, 2000년 4월 7일부터 2001년 8월 31일까지 세율은 1.1125%였다. 이후 2001년 9월 1일부터 0.1%로 하향조정 된 뒤 현재까지 유지돼 왔다.
홍콩은 인지세를 징수하는 전세계에서 몇 안 되는 시장 중 하나다.
미국과 독일은 1966년과 1991년 인지세 징수를 중단했고, 일본은 1999년 4월 1일 인지세를 포함한 국내의 모든 유통어음 양도세와 증권거래세 등을 폐지했다. 싱가포르도 2000년 6월 30일 인지세를 폐지했다.
해당 소식의 영향으로 이날 199억6000만 홍콩달러 규모의 남하자금(南下資金, 중국 본토의 상하이와 선전거래소를 통해 홍콩 증시로 유입되는 중국 대륙의 투자 자금)이 유출됐다. 상하이증권거래소로 118억4300만 홍콩달러가, 선전증권거래소로 81억1700만 홍콩달러가 빠져나갔다. 남하자금이 유출세를 기록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사진 = 텐센트증권] 24일 홍콩항셍지수 주가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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