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SM엔터테인먼트에서 레드벨벳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 에스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부 멤버는 연습생 시절부터 각종 루머와 악성댓글에 시달리는 등 과도한 데뷔전 흠집내기의 대상이 됐다.
데뷔도 전에 걸그룹 멤버에 쏟아지는 부정적인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4년 데뷔했던 러블리즈 지수, '아시아의 별'로 성공한 가수 보아도 데뷔 당시 홍역을 겪었다. SM은 이미 연습생과 관련한 루머에 '법적대응'이라는 칼을 빼든 상태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 데뷔도 전에 퍼진 악성루머…SM "무관용 원칙 법적조치"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상에 퍼진 연습생 유지민에 대한 악성 루머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허위 및 조작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끊임 없이 악성 루머를 확대, 재생산하려 하거나 해당 연습생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을 일삼는 것은 데뷔를 앞둔 아티스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인격 모독에도 해당하는 심각한 행위"라고 문제삼았다.
이어 "당사는 김앤장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2020년 10월 14일 강남경찰서에 유지민 양과 관련해 악의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자들을 명예훼손, 모욕 등의 죄로 고소했다"면서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형사상 법적 조치 이후에도 루머를 생성, 조작하거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악성 루머를 게시·유포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자들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SM은 "당사 소속 아티스트, 연습생의 인격과 명예를 보호하기 위하여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인격 모독, 악성 루머 유포 행위 등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하에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여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간에도 SM은 아티스트들을 향한 악성댓글에 대처해왔으나, 데뷔 전인 연습생에게 이같은 조치는 이례적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SM 새 그룹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2020.10.26 alice09@newspim.com |
업계에 따르면 데뷔도 하지 않은 연습생에게 쏟아지는 의혹이 대부분 허위사실임에도,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연습생의 얼굴이 노출되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만, 유명 기획사 연습생이나 그 지인을 사칭하는 경우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유지민은 지난 2019년 발매된 태민의 활동곡 'WANT' 무대에 댄서로 서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현재 활동 중인 SM 선배 그룹들의 비방을 했다는 루머에 휩싸였다.
◆ 러블리즈·보아도 못피한 무분별한 흠집내기…대처 방법 없나
이같은 '데뷔전 흠집내기'는 이번 에스파 사태가 처음이 아니라는 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유지민 루머는 처음 퍼뜨린 당사자도 문제지만,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SM 소속 및 타 기획사 그룹 대형 팬덤을 거치면서 확대 재생산됐다. 과도한 팬심이 누군가를 흠집내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이 꾸준히 지적된다.
과거 수많은 '오빠부대'를 거느렸던 인기 아이돌 그룹 H.O.T 시절부터 이같은 현상은 반복됐다. 지난 2000년 데뷔시절 당시 보아도 극성 타 그룹팬들의 비방에 시달렸다. 만 13세의 어린 나이와 뛰어난 실력, 일본어와 영어에 능통하다는 기본적인 홍보 내용조차 누군가에겐 조롱거리가 됐다.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며 '아시아의 별'로 성공한 커리어를 쌓은 보아조차도, 데뷔 당시에는 각종 루머가 끊이질 않았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가수 보아가 24일 오후 강남구 SMTOWN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정규 9집 'WOMAN'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활짝 웃고 있다. 타이틀곡 'WOMAN'은 경쾌한 사운드에 시원한 보컬이 잘 어우러진 팝 댄스 곡이다. 2018.10.24 kilroy023@newspim.com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흠집내기'의 정도와 범위도 늘어났다. 지난 2014년엔 데뷔를 앞둔 걸그룹 러블리즈 지수가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고, 누군가가 계속해서 이 사실을 퍼나르면서 일이 커졌다. 당시 지수는 결국 러블리즈의 데뷔 활동에 함께 참여할 수 없었고, 뒤늦게 그룹에 합류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결국은 회사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면서 법적대응 외에는 방법이 없음을 토로했다. 특히 "연습생 특성상 일반 사람들에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상태다. 그 첫 이미지가 루머 관련이라면 그 아이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모든 걸 감당해야 할 연예인의 범위를 정하는 일, 회사의 대처 여부와 그 수위 등 무엇 하나 쉽지 않은 것들이라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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