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도자료 통해 상법개정안 집단소송법 제정 등 반대
[서울 = 뉴스핌] 박영암 기자 = 벤처업계가 감사위원의 분리선임과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정부의 상법 개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기업의 투자 의욕을 위축시키고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벤처기업협회(회장 안건준)은 13일 '경제관련 정부 입법안에 대한 벤처기업계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등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날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은 모회사 주주의 지나친 자회사 경영간섭이 우려된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외국계 투기자본의 제한과 소송요건 강화 등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모회사 지분을 0.01%만 보유해도 모회사가 지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할 수 있다. 이에 벤처기업협회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자회사를 최화화하고 모기업 지분율을 50%에서 더 상향하자고 주장한다.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상법 개정에 대해서도 사측 방어권을 극도로 제약하고 해외 투기자본이 벤처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밖에도 벤처기업협회는 또한 증권분야 이외로 집단소송 대상을 확대하는 집단소송법 제정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 "집단소송제 도입시 막대한 소송자금 부담에 투자활동 위축"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법적 소송대응 능력이 없는 벤처기업들의 피해가 막대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어 자칫 회사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벤처기업협회는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블랙컨슈머와 법률 브로커가 판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기업들은 막대한 소송 자금과 경영 리스크에 직면하여 결국 도산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익잉여금 등 내부유보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중소·벤처기업의 기술개발(R&D)과 신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활동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자율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유보소득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만큼의 현금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매년 법인소득에 과세하는 법인세 외에 추가로 초과유보소득세까지 납부하는 것은 기업에게 너무 과도한 조처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정부는 개인 유사 법인의 초과 유보소득을 배당으로 간주해 소득세(유보소득 과세)를 부과하는 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 유정희 부소장은 "지금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 등 민간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부의 경제입법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기업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점진적으로 입법절차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pya84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