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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신세계免, 관세청에 '제3자 반송 연기' 요청한 사연은?

기사입력 : 2020년09월13일 06:31

최종수정 : 2020년09월13일 06:31

10월 만료 규제완화...코로나 장기화에 "6개월 더"
5000억 규모 재고 감소에 인프라 유지 효과 있어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공항 임대료를 감면받은 면세점들이 이번엔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 및 제3자 반송 허용 기간 연장'을 관세청에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내국인 면세품 판매와 해외 반송이 매출 흐름과 재고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업계 의견을 신중히 검토해 규제 완화가 만료되는 10월 말 이전에 연장 여부를 전달할 방침이다.

◆주요 업체들 유관부서에 요청...관세청 "의견 반영"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들은 오는 10월로 만료되는 '재고 면세품 내국인(일반) 판매 및 제3자 반송 허용'에 대한 연장 요청을 유관 부서에 전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면세협회 차원에서도 해당 요청은 전달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롯데면세점의 재고 면세품 판매를 위한 면세명품대전 오프라인 행사가 열린 지난 6월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시민들이 재고 면세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0.06.25 mironj19@newspim.com

내수 판매와 제3자 반송은 관세청의 한시적 규제 완화 결과물이다. 지난 4월 말 관세청은 코로나19로 재고난을 겪고 있는 업계 상황을 수렴해 6개월간 한시적으로 이를 허용했다. 면세점은 백화점 등 여타 유통업체와 달리 물건을 사입해 판매한다. 출입국이 불가능한 국제적 돌발 상황에서 판매 흐름이 막히게 되면 재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6개월 이상 장기 재고는 간단한 통관을 거쳐 출국 예정이 없는 내국인에게 팔도록 했다. 또 3개월 미만 재고는 어느 국가, 어느 사업자에게든 반송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최초 구매처로의 단기 재고 반송만 가능했다. 사실상 3자 반송은 수출과 같은 개념이다.

현재 연장 여부는 무리 없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관세청은 지난 4월 규제 완화 사실을 알리며 면세점들에 '유례없는 특혜'를 주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관세청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면세업계의 대량 실직 사태를 우려해 공항시설의 임대료 감면 등 지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연장 여부 결정은 오는 10월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발표 방식은 미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주요 면세점들이 담당 부서에 연장 요청을 넣고 있다"며 "업계 사정을 충분히 반영해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연장 결정을 공식적으로 알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9.11 hrgu90@newspim.com

◆"지푸라기라도 잡아야"...재고 감소·회전 효과 '톡톡'

면세점들이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이유는 내수 판매와 제3자 반송이 실절적으로 도움이 돼서다. 실제 지난 2분기 동안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 3사는 재고자산을 5000억원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의 상반기 기준 재고자산은 1분기 말 재고자산 대비 각각 1732억원, 1536억원, 1593억원 감소했다.

여기서 약 2500억원 상당의 재고자산은 규제 완화의 도움을 받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500억원 중 제3자 반송을 통해 소진한 재고가 80% 수준이며 내수 판매를 통해 줄어든 재고는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 반송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특히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신규 면세품을 매입하고 다시 제3자 반송하는 행위를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 롯데면세점은 시장 자금 조달 관련 공시를 통해 668억원가량의 면세품을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면세점도 비슷한 규모로 면세품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이궁 판매용 외에도 해외로 반송할 목적의 면세품을 신규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면세 사업의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따이궁 외에 방문 고객이 없다고 면세품 매입을 중단해버린다면 작년까지 다져온 판매업체와의 관계 및 바잉파워(buying power) 유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글로벌 2위, 3위 규모의 면세사업자인 롯데, 신라면세점으로서는 코로나19 종식으로 여객수요가 회복될 경우를 대비한 사업 규모 유지가 필수적이다. 

제3자 반송과 내수 판매가 매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지난 2분기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은 1분기 대비 각각 2925억원, 4100억원, 1782억원 매출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3분기에는 재고 자산 유동화를 통해 매출이 최대 1분기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연내 흑자 전환은 불가능하단 분위기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예상 외로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하반기도 적자 누적은 당연하게 된 상황"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라도 면세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관세청의 연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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