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썸씽로튼'이 지치고 힘든 시기, 유쾌한 휴식을 선물한다. 세계 유명 뮤지컬을 다채롭게 레퍼런스한 재치있는 대본이 제대로 큰 웃음을 보장한다.
지난해 첫 투어로 한국을 찾았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썸씽로튼'이 국내 라이센스 초연으로 돌아왔다. 미국 브로드웨이의 기원을 르네상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국내 베테랑 배우들이 만났다. 강필석, 이지훈, 서은광, 임규형, 노윤, 여원, 곽동연, 리사, 제이민, 최수진, 이봄소리, 마이클리, 김법래가 원래 공연을 완벽히 현지화시켰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썸씽로튼' 공연 장면 [사진=엠씨어터] 2020.08.19 jyyang@newspim.com |
◆ 놀랍고 기발한 발상…톱스타 셰익스피어와 유쾌한 캐릭터들
'썸씽로튼'은 르네상스 시대의 문화 부흥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시작됐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당대 최고의 스타로 그린다. 주인공인 닉, 나이젤 바텀 형제는 셰익스피어에 맞서 최고의 작품으로 성공하고 싶어하고,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가 그의 최고의 명작을 엿보게 해달라고 청한다. 그 과정에서 '햄릿'을 '오믈렛'이라고 잘못 알게 되는 두 형제. 그들에게 '웃긴데 슬픈'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닉 바텀 역의 강필석은 시종일관 뛰어난 기량과 에너지로 객석을 들썩이게 한다. 조금은 철없지만 가장의 역할을 다 하려고 하는 고군분투에 관객들은 울고 웃는다. 나이젤 바텀을 연기한 임규형은 순수하면서도 재능이 있는 작가로 매력을 발산한다. 닉의 아내 비아(제이민)와 나이젤과 사랑에 빠지는 청교도 자녀 포샤(이봄소리)는 좀처럼 한계가 없는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로서 유쾌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썸씽로튼' 공연 장면 [사진=엠씨어터] 2020.08.19 jyyang@newspim.com |
특히나 이 작품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쓰임이 놀랍다. 당대 최고의 극작가였던 그는 마치 현재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톱스타의 비주얼로 등장한다. 록 장르의 흥겨운 넘버는 모두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셰익스피어 역의 서경수는 맞춤옷을 입은 듯 하다. 훌륭한 피지컬과 카리스마는 물론 유머러스한 상황에서도 능청스러운 매력이 돋보인다.
◆ 재치있는 레퍼런스의 향연…한바탕 웃음과 쉼이 필요하다면
지난해 '썸씽로튼' 내한 당시부터, 이 뮤지컬은 다양한 레퍼런스를 두루 활용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실제로 이번 라이센스 공연에서는 '레미제라블' '싱잉인더레인'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노트르담 드 파리' '시카고' '에비타' '렌트' '서편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사운드 오브 뮤직' '애니' '그리스' '캣츠' '라이언킹' 등 25편의 유명 뮤지컬 넘버, 대사들이 차용됐다. 오리지널 공연에 비해 한국 관객들이 친숙한 뮤지컬들을 동원한 게 포인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썸씽로튼' 공연 장면 [사진=엠씨어터] 2020.08.19 jyyang@newspim.com |
딱히 뮤지컬에 친숙한 사람들이 아니어도, 레퍼런스들을 쉽게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삽입됐다. 레퍼런스로 구성된 넘버 'A Musical' 외에도, 다양한 장면에서 잊을만 하면 튀어나오는 익숙한 장면과 패러디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최초의 이 뮤지컬을 기획한 원작자의 아이디어부터 한국의 창작진들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초월번역'의 힘이 매순간 느껴진다. 오는 10월 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