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어나더 컨트리', 수많은 가치의 충돌…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기사입력 : 2020년06월30일 17:11

최종수정 : 2020년06월30일 17:19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연극 '어나더 컨트리'가 수많은 가치가 충돌하던 시대,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던진다. 각각의 의미가 있으되, 상반된 가치들이 충돌할 때 우리는 어느 편에 서서,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가.

현재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는 연극 '어나더 컨트리'가 공연 중이다. 지난 2019년 국내 초연을 올린 이 작품은 ​영국의 극작가 줄리안 미첼이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쓴 대본을 바탕으로 한다. 지난해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신인 등용문'이라고 불렸던 공연의 이번 시즌에는 초연의 문유강, 강영석, 이지현, 배훈 등과 함께 이해준, 김찬호, 손유동 등 쟁쟁한 뉴캐스트들이 합류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어나더 컨트리' 공연 사진 [사진=PAGE1] 2020.06.30 jyyang@newspim.com

◆ 영국 상류층 남학생들의 권력 쟁탈전…마치 사회의 축소판인 듯

'어나더 컨트리'는 지난 1981년 영국에서 초연된 후 콜린 퍼스, 루퍼트 에버릿, 케네스 브래너, 다니엘 데이 루이스, 톰 히들스턴 등 수많은 스타가 거쳐 간 연극이다. 파시즘과 대공황으로 혼란스러웠던 1930년대의 영국의 명문 공립학교를 배경으로 자유로운 영혼의 가이 베넷(이해준)과 공산주의에 푹 빠진 이단아 토미 저드(문유강)을 비롯한 기숙사의 구성원들이 등장한다. 다른 성향과 가치관, 이해관계를 지닌 이들은 사사건건 충돌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하려 든다. 이 과정에서 자유와 평등, 계급, 체벌, 성적 지향 등 다양한 가치들이 부딪힌다.

가이 베넷 역의 이해준은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동시에, 남다른 성적 지향을 지닌 쉽지 않은 인물을 꽤 실감나게 그려냈다. 하급생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연인에게 쪽지를 전달하는가 하면 거짓 핑계를 대고 외출해 데이트를 하는 등 대범한 행동을 즐기지만 미래에 큰 야망을 품은 캐릭터다. 다른 친구들과는 유들유들한 성격으로 큰 충돌이 없지만 엄격한 독재자 스타일의 선도부 파울러(한동훈)는 예외다. 동급생 토미 저드(문유강)와는 아웃사이더 기질이 닮아 마음이 통하는 친구로 지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어나더 컨트리' 공연 사진 [사진=PAGE1] 2020.06.30 jyyang@newspim.com

토미 저드는 가이와 정반대로,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공산주의의 계급해방, 평등 사상에 심취해 꽤 인간적인 면을 드러낸다. 문유강은 진중한 톤과 무게감 있는 존재감으로 토미를 누구나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청년으로 빚어냈다. 기숙사장 바클레이(이지현)를 포함해 데비니쉬(남가람), 멘지스(김태오), 델러헤이(심수영), 샌더슨(김영국) 등은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돌파해 나간다. 마티노의 죽음, 프리팩트(선도부)와 트웬티투의 선출, 새로운 기숙사장 후보 결정, 가이의 일탈 등을 겪으며 이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짓밟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 정지척·사회적 이데올로기의 충돌과 공존…모순으로 증명되는 '인간성'

이 작품의 매력은 1930년대 이야기임에도 현재 어디서든 볼 수 있을 법한 다양한 인간군상이 나온다는 점이다. 강압적인 전체주의에 물들어있는 파울러, 양심을 중시하고 민주적 의사결정을 선호하는 바클레이, 평범한 듯 하지만 기회주의자인 데비니쉬, 내로남불의 전형인 델러헤이 등 지독하게도 모순적이지만 그래서 인간적인 캐릭터들이 작품 속에 살아 숨쉰다. 관객들은 누군가의 어떤 면을 보면서 스스로와 닮은 점을 찾을 수 있고, 극에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어나더 컨트리' 공연 사진 [사진=PAGE1] 2020.06.30 jyyang@newspim.com

특히 두 주인공인 가이와 토미는 완벽히 대응되는 캐릭터성으로 한 사람의 정치적 신념과 가치관, 성향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토미는 정치적으로 마르크스를 신봉하는 좌파지만 결벽적이고 보수적인 가치관을 지녔다. 반대로 가이는 원칙을 쉽게 무시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유연함이 돋보이지만, 계급을 옹호하고 출세를 향한 강한 집착을 보인다. 후반부 두 사람의 극심한 갈등상황에서 비로소 관객들은 깨닫게 된다. 무엇 하나 일관될 수 없는 극심한 모순 자체가 '인간다움'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를 떠난 가이와 젊은 나이에 최후를 맞은 토미를 보며, 누군가는 이 작품을 비극이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은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충돌하는 세상에서 어떤 태도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텍스트는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누구나 생각해볼 만한 고민을 신랄하고 치밀하게 짚어냈다. 오는 8월 16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