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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젊은 LG' 2년…"도전하지 않는 것이 실패다"

기사입력 : 2020년06월29일 10:39

최종수정 : 2020년07월01일 14:18

순혈주의 타파하고 실용주의로 무장..혁신 DNA로 체질 개선
과감히 사고 버릴 건 버린다..초격차 투자와 비주력 사업 정리
현재 아닌 미래 캐시카우에 집중…'은밀하게 신속하게'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는 것이 실패다".

지난달 서울 마곡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구광모 LG 대표의 말이다. 취임 2주년을 맞은 구 대표의 신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29일 LG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호(號)는 이날로 어느덧 2년 차에 접어들었다.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젊은 구 대표답게 LG그룹 전체에 구 대표는 실용주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우선 취임과 동시에 직원들에게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그룹 총수의 이미지를 벗고 계열사 전문경영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하겠다는 의지라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또 다른 변화가 바로 완전자율복장이다. LG그룹과 주요 계열사들이 들어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말쑥한 감색 정장과 넥타이를 맨 비즈니스맨들이 서류가방을 들고 분주하게 드나든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청바지와 반바지를 입은 모습이 더 많다. 완전자율복장제는 현재 LG그룹의 대부분 계열사가 전 근무일로 확대 적용했다.

구광모 LG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9월 24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권영수 ㈜LG 부회장, 조준호 LG인화원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06.29 sunup@newspim.com

◆순혈주의 타파하고 실용주의로 무장..혁신 DNA로 체질 개선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구 회장은 조직문화와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보수적이던 조직에 실용주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손 본 것이 '순혈주의'다. LG그룹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해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으로 승진한 'LG맨'만 중용되는 인사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그룹이 바뀌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취임 후 첫 정기 인사에서 LG그룹 모태인 LG화학 신임 대표이사(부회장)에 3M 출신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임명했다. LG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LG화학의 CEO로 임명된 것은 지난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또 지주회사인 ㈜LG의 경영전략팀 사장에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컴퍼니의 홍범식 대표가 영입됐고 자동차부품팀장으로는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 김형남 부사장이 발탁됐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선 LG생활건강의 34세 퍼스널케어 사업 총괄 심미진 상무 등 106명의 젊은 인재를 대거 등용했다. 올해부터는 아예 신입공채를 중단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성별과 학벌, 나이 국적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구 대표 2년, 글로벌 경영 환경과 시대 변화에 발맞춰 LG그룹 전반의 DNA가 젊게 바뀌고 있다.

◆필요하면 과감히 산다..초격차 투자와 비주력 사업 정리

구 회장은 사업 측면에서는 '선택과 집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LG전자는 로보스타(Robostar), 보사노바 로보틱스(BossaNova Robotics), 아크릴, 로보티즈(Robotis), 엔젤로보틱스 등 회사에 투자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했고 4월에는 LG화학의 미국 듀폰 솔루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인수했다. 곧 바로 LG생활건강이 미국 화장품 회사 뉴에이본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룹의 미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실탄을 동원하는 구 대표의 경영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 거래다.

그런가하면 당장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일지라도 전망이 밝지 않다면,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선뜻 매각한다.

최근에는 LG화학이 중국 화학소재 업체인 산산(Shanshan)에 'LCD(액정표시장치)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당초 예상가인 1조원을 훌쩍 웃돈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월 중국 요케테크놀로지에 LCD 컬러 감광재 사업을 580억원에 매각하고 LCD 유리기판 사업은 철수를 결정했다.

한때 LCD 소재사업은 LG화학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였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미래가 밝지 못하다. LG화학은 LCD사업을 정리를 통해 시장의 관심이 급증하는 OLED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LG화학의 LCD편광판 사업 매각이 재무 유연성 개선과 레버리지 감소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LCD가 전 세계적으로 보면 성숙기에 돌입했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사업이다보니 가격을 잘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이달 22일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 LG그룹 경영진들과 미래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과 LG그룹 구광모 대표가 오창공장 본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2020.06.22 yunyun@newspim.com

◆현재 아닌 미래 캐시카우에 집중…'은밀하게 신속하게'

LG전자는 이달 초 중국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을 싱가포르 투자청에 6688억원에 매각했다.

이 빌딩은 2005년 11월 지어진 건물로, LG전자와 LG화학, LG상사 등이 총 4억 달러(약 4748억 원)를 투자했다. 베이징 중심업무지구(CBD)인 창안대로에 비중국계 기업이 건립한 최초의 건물로 유명하다. LG전자는 확보된 유동성을 인공지능(AI) 및 전장 등 4차 산업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또 지난 4월에는 LG는 보유하고 있던 LG CNS 지분 35%를 외국계 사모펀드(PE) 맥쿼리자산운용에 1조원을 받고 매각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조치이자 향후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전자결제서비스인 페이나우(Pay Now)를 비바리퍼블리카에 매각키로 하고 조만간 물적분할 작업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매각가는 3650억원으로 LG유플러스는 매각 자금을 통신, 콘텐츠, 미디어 등 핵심 사업에 쏟을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최근 매각 작업) 외에도 유휴설비는 과감히 정리해 다른 곳에 투자한다는 구상"이라며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에서 승리함에 따라 추가로 현금 유입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주력 사업의 과감한 정리는 구광모 LG 대표의 실용주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구 대표는 평소에도 불필요한 의전을 최소화하고, 대신 필요할 땐 신속하게 결정하고 움직인다.

재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지난 4월 LG유플러스 콜센터를 방문할 때도 계열사에 전혀 알리지 않고 단독으로 움직였다" 며 "생색내고 요란한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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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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