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영상감시업체 히크비전 등 중국 대기업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 또는 지배하는 기업으로 지정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문건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 히크비전을 인민해방군이 지원하는 기업으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화웨이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0.05.18 bernard0202@newspim.com |
미국이 인민해방군이 지원하고 있다고 지정한 20개 기업 명단에는 화웨이와 히크비전을 비롯해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중국항공공업그룹(AVIC) 등도 포함돼 있다. 미국은 지난해 국가 안보를 우려해 화웨이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리는 "이 문건의 진위를 확인했으며 의회에 보내졌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문건은 미 국방부가 작성한 것으로 1999년 제정된 법에 따라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 또는 지배하는 기업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미 국방부의 이러한 지정은 처벌까지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 법률을 근거로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해당 기업의 미국 내 자산 봉쇄 등 금융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로이터는 화웨이와 히크비전,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AVIC를 포함해 백악관과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모두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기술, 무역, 외교 정책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의원들로부터 중국군 소유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과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친서를 보내 "중국이 신흥 민간 기술을 군사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 기업을 동원했다"며 "제재 리스트를 가능한 한 빨리 업데이트해 공개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번 20개 기업 리스트가 코로나19와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움직임으로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의 긴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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