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CJ ENM이 '프로듀스' 사태 이후 내놓는 서바이벌 오디션 '아이랜드(I-LAND)'이 방탄소년단 소속사와의 공동 프로젝트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첫 방송 전부터 크고 작은 사고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 참가생의 안전사고…부주의가 빚은 낙상사고
CJ ENM과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랜드'를 준비했다. '아이랜드'는 CJ ENM과 빅히트가 지난해 3월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 발굴과 육성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 '빌리프랩'의 첫 프로젝트로, 무려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CJ ENM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선보이는 '아이랜드' [사진=Mnet] 2020.06.22 alice09@newspim.com |
프로그램은 차세대 K팝 아티스트를 탄생시켜 나가는 과정을 그릴 예정으로, 연습생 23명 가운데 최종 선발 인원은 CJ ENM과 빅히트 합작사 빌리프랩 소속 아이돌로 데뷔하게 된다. 특히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직접 총괄 프로듀서로 나서면서 대중의 기대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기대감은 이내 불안함으로 바뀌어버렸다. 지난달 말 촬영장에서 스태프와 출연자가 무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것. 한 매체는 "'아이랜드' 스태프와 출연자가 안전하게 제작되지 않은 이동식 무대로 인해 낙상사고를 당했고, 이 같은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한 스태프가 내부고발을 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또 해당 사고를 Mnet 측이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까지 불거졌고, 해당 사고로 출연자 중 한 명은 골절상을 입어 촬영에 합류하지 못했다. 200억의 제작비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제작되지 않은 무대를 사용했다는 부분에 대해 대중은 분노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고 이후 방송사 관계자들이 현장 스태프에게 '이를 발설하지 않겠다는 보안서약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점이다. 이에 Mnet 측은 "'아이랜드' 촬영 현장 낙상사고 후 세트를 보강하고 안전요원을 추가하는 등 안전강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현장 스태프로부터 받았다는 '보안서약서'는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받는 것일 뿐 사고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고 이후 안전요원을 추가로 배치하고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조치를 취했다"며 "이번 사고로 골절상을 입어 최종 출연자 명단에서 제외된 1명의 보상 및 추후 촬영 가능성 등에 대해 소속사 역할을 하는 빌리프랩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CJ ENM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선보이는 '아이랜드' [사진=Mnet] 2020.06.22 alice09@newspim.com |
◆ 조연출의 문제제기까지…속으로 곪은 '아이랜드'
낙상사고 이슈가 사그라들기 전에,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 '아이랜드' 조연출이 제작과정에서 고충을 토로했기 때문. 조연출 A 씨가 회사에 고충을 토로한 것은 하나의 문제가 아니였다. 장시간 노동, 개인카드 결제 문제로 인한 생활고가 모두 포함돼 있었다.
이를 보도한 한 매체는 "A씨가 회사에 메일을 보내 고충을 토로했고, 장시간 업무 지시, 법인카드 한도 초과 후 개인카드 결제 지시, 출연자 낙상사고 발생 후 보안서약서 작성 등의 문제가 담겼다"고 밝혔다.
A 씨는 "대규모 프로그램 특성상 전문 백업 인력 충원에 대한 목소리를 냈으나, 이 또한 제작비 절감을 이슈로 묵살당했다. 외주제작사 조연출PD가 결국 무대 쪽 메인 메모리 1개를 누락 하는 실수가 나왔다"며 "이 또한 예상된 사고였으나 해당PD는 선배들로부터 극도로 심한 욕설과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Mnet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카트 결제에 대해 "업무상 발생한 추가비용이기 때문에 회사에 청구하면 당연히 처리해 주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A 씨는 현재 대기발령이 아니고 재택근무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사자가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고충이 있어 힘들어 했다. 이에 회사가 상황을 인지하고 A씨와 상의해 나온 조치였다. A씨가 회사에 고충을 얘기했고, 면담 과정에서 오고 간 메일이 외부로 유출된 상황이다. 폭로 목적이 아니었다. 해당 내용이 유출돼 당사자는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회사 역시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참가생의 낙상사고에 조연출의 문제제기까지 더해지면서 '아이랜드'는 시작도 전부터 안 좋은 이슈로 쌓이고 있다. Mnet 측의 반박과 해명이 더해졌지만, 이미 대중은 '프로듀스'의 투표 조작으로 인해 신뢰와 공정성을 잃었기에 더욱 엄격한 잣대로 프로그램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랜드'가 CJ ENM이 방탄소년단을 배출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준비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이번 논란들을 딛고 '프로듀스'를 넘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차세대 아티스트를 발굴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