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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위 진압에 연방정부 군투입 경고...연설 도중 인근서 최루탄

기사입력 : 2020년06월02일 09:07

최종수정 : 2020년06월02일 11:32

트럼프, 주정부에 거리 통제할 충분한 규모의 방위군 배치 주문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공원서 최루탄..기자회견 약 6분 만에 종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질식사한 사건에 대해 미국 전역에서 항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각 주와 시 등 지방정부가 시위 진압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의 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대의 의로운 외침이 성난 폭도들에 의해 묻혀버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최근 며칠 동안 우리나라는 무정부주의자, 폭도, 방화범, 약탈자, 범죄자, 안티파 등에 장악됐다고 말했다고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6.01

안티파는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 세력을 가리키는 말로,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진 것은 배후에 안티파가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자회견에서 폭동과 약탈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의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며, 모든 주지사에게 거리를 통제할 충분한 규모의 주방위군을 배치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7시부터 워싱턴DC에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엄격히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워싱턴DC의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수천명의 중무장 군인 등을 배치하고 있다며, 각 시장과 주지사들이 거리 통제에 실패할 경우 다른 도시에도 같은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군 배치가 백악관 등이 있는 수도 워싱턴DC로 국한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언하는 동안 인근에 위치한 라파예트공원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 작전에 나선 모습이 TV 영상으로 포착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도 경찰이 백악관 인근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은 약 6분만에 취재진의 질문도 받지않고 종료됐다.

이날까지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씨가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질식사한 사건에 대해 항위하는 시위가 7일째 벌어졌다. 플로이드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관이 체포돼 기소됐지만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며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가 방화와 공공기물 파손, 약탈 등 폭력 양상으로 비화된 것은 엿새째다.

1일 미국 국방부 산하 주방위군 사무국은 23개 주와 워싱턴DC에 1만7000여명의 주방위군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동원 규모가 전날보다 3.4배 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규모를 더 늘려 시위를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시위대를 제압하라"며, "돌을 던진 사람은 총을 발포한 자와 동일하다. 그러한 자에게는 보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강압적 태도로 시위가 더욱 격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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