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장주연 기자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극장가가 침체에 빠진 반면 자동차극장이 상대적 호황을 누린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관객 간 2m 거리두기 등 자구책에도 극장가는 텅 빈 데 비해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자동차극장은 감염증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최근 2배가량 매출이 올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실인지 직접 자동차극장을 찾았다.
◆코로나 여파로 관람객이 늘었다던데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21일 밤 찾아간 서울의 한 자동차극장. 상영 30분 전부터 차량들이 들어차 있다. 2020.04.22 starzooboo@newspim.com |
자동차극장 이용자가 코로나19 사태로 늘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다. 21일 밤 10시 상영하는 영화 'n번째 이별 중'을 보기 위해 서울 잠실 모 자동차극장을 찾았는데, 영화 시작 30분 전부터 스크린 앞에 차량이 20대 넘게 모였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보다 2배 정도 차량이 자동차극장을 찾는다. 해당 극장의 경우 상영관이 2개인데 심야시간대에 평일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차량이 모인 편이라고 한다. 이 곳뿐 아니라 전국의 다른 자동차극장의 경우도 비슷하리라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코로나 감염증 안전성은
또 하나 궁금한 점은 자동차극장이 코로나19 감염증으로부터 안전한지 여부다. 이 점도 팩트로 봐도 좋을 듯하다.
자동차극장은 발권부터 관람, 퇴장까지 모두 차량 안에서 이뤄진다. 화장실이나 매점을 갈 경우를 제외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차량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차량 밖으로 나갈 일이 없으니 외부에 노출될 일도 없다.
참고로 자동차극장은 현재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한 방역이나 방문자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등을 하지 않고 있다.
◆안전성뿐 아니라 편의성도 높다던데
코로나19 확산에 각광 받는 자동차극장이 안전성뿐 아니라 편의성 측면에서도 일반 극장을 앞선다는 점은 팩트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일단 장점을 보면, 자동차극장은 발로 앞좌석을 차거나 냄새나는 음식을 소리 내 먹고 휴대폰 통화를 하는 등 일반 극장의 '비매너'로부터 100% 자유롭다. 차량에서 모든 게 이뤄지니 차분하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다. 연인과 오붓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감상하기 적당하다.
단점도 있다. 일단 스크린이 일반극장 대비 작은 편이어서 맨 앞 열에 차를 대지 않으면 화면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차량의 차고가 낮으면 앞으로, 높으면 뒤로 배치해야 스크린 감상이 원활한데, 오는 순서대로 차를 대므로 어쩔 도리가 없다. 본인 차량 사방으로 차량이 들어찬 뒤에는 차를 뺄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자동차극장은 FM 102.3MHz 등 특정 라디오 주파수로 음성을 지원한다. 배터리 보호를 위해서는 차량 시동을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걸어놔야 한다. 이게 가장 큰 단점이다. 일정 시간 시동을 켰다 끄기를 반복할 수도 있지만 덥고 추운 여름과 겨울엔 이마저도 어렵다. 영화 러닝타임이 2시간가량이라고 보면 이동시간까지 합쳐 대략 3시간 넘게 차량 시동을 걸어야 한다. 연료 소모도 그렇지만 공회전에 따른 환경문제도 우려된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시동을 끈 상태에서 전조등과 후미등이 들어오는 차량은 왼쪽처럼 조치가 필요하다. 2020.04.22 starzooboo@newspim.com |
하나 더. 시동을 건 상태로 전조등과 후미등이 꺼지지 않는 차량은 신문지와 테이프로 램프 전체를 감싸는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상영 전 벌어지는 이 응급조치(?)는 자동차극장에선 흔한 광경이다.
◆상대적으로 관람료가 비싸다?
관람료의 경우 자동차극장이 일반극장에 비해 비쌀 수도, 쌀 수도 있다. 자동차극장은 서울 한 곳과 경기권 등 전국에 22개 영화관(30개 스크린)이 있는데, 평균 관람료는 회차 당 2만원(1만8000원~2만2000원)이다. 일반 극장 대비 2배에 해당한다.
다만 이 요금은 관람객 수와 무관하다. 한 명이 보면 일반 극장보다 2배 비싸지만 차량 한 대에 사람이 많을수록 이득이다. 물론 차량에 사람이 많다면 그만큼 정면 스크린을 쾌적하게 보기 어렵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자동차극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스크린은 일반 상영관에 비해 작은 편이다. 배치가 잘못되면 화면을 오롯이 즐기기 어렵다. 2020.04.22 starzooboo@newspim.com |
자동차극장은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는 최신작을 똑같이 틀어준다. 다만 회차는 오후 7시대부터 자정 무렵까지 모두 저녁~심야시간대에 편성된다. 동시 상영작은 3~5편으로 일반 극장 대비 적다.
자동차극장은 대부분 야외에 자리하며, 스크린이 2개 이상인 곳도 있다. 주차요금은 따로 받지 않는다. 출차할 때 영수증을 제시하면 되는 식이다.
다른 관객과 엮일 일 없는 자동차극장도 에티켓이 있다. 상영 중엔 전조등이나 후미등을 켜지 않도록 해야 한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후미등이 점등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당연히 경적도 안 된다.
참고로 자동차극장의 스코어는 영화관 박스오피스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에 22개 자동차극장이 가입돼 있지만 일반적인 상영 형태가 아니고 매출이나 관객수 등도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서 통계에서는 모두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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