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의사회 "中 단둥 통해 北에 전달할 예정"
자유아시아방송 "구호물품 수령 北 도시는 알려지지 않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프랑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 인도주의 의료 단체 '국경없는 의사회'(MSF)가 중국 단둥(丹東)을 통해 북한에 코로나19 지원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서다.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MSF 대변인은 "유엔 대북제재 위원회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은 품목들이 두 차례에 걸쳐 항공편으로 모두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며 "육로를 통해 북중 국경도시인 단둥에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3일 전염병 예방사업에 필요한 우리 식의 보호복 대량생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사진=조선의 오늘] |
MSF가 북한에 지원하는 물품은 의료용 안경, 면봉, 청진기, 진단기기 등 약 1만5000달러(약 1800만원) 상당이다.
MSF는 지난달 20일 유엔 대북제재 위원회로부터 일련의 물품 전달을 위해 사전에 거쳐야 하는 절차인 제재 면제를 승인 받았다.
이번 지원은 북한 보건성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단 지원 물품이 북한 어느 도시에 전달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MSF 대변인은 RFA의 관련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일 '코로나19 발병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밝힌 뒤 현재까지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의학적 감시 대상자 최소 7000 중 일부를 '격리해제' 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체제로 볼 때 이미 확진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11일(현지시간) 북한에 코로나19와 관련한 지원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로버트 데스트로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는 국무부의 '2019 국가별 인권보고서'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북한과 이란, 중국, 그리고 모두에게 손을 내밀어 왔다"며 미국이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달 13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취약성에 깊이 우려한다"며 대북 지원을 위한 제재 면제 등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데스트로 차관보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불행한 상황에 처해있는 모든 가족들에 위로를 표한다"면서도 "북한이 매우 폐쇄적인 사회이기에 정보를 얻기 매우 어렵고 코로나19 전파 상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대북 지원 의지에도 최근 미국에서는 오히려 북한 관련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국 평화연구소(USIP)에서 열기로 한 한반도 평화 관련 전문가 토론회는 코로나19 우려로 연기됐고, 같은 날 해리티지재단이 계획했던 북한 인권 관련 행사도 취소됐다.
해리티지재단 관계자는 RFA에 "당초 대중이 모이는 것을 우려해 온라인 행사로 대체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4주간 모든 대중 행사는 취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