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계획과·대광위 산하 환승시설과 협의 필요
기본구상 수립 위한 용역결과 2022년 5~6월 나올 전망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를 잠실광역환승센터처럼 지하화하는 구상이 나왔다. 버스·철도 간 환승을 쉽게 만들어 환승시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3일 서울시 및 동대문구청에 따르면 최근 동대문구청이 발표한 '청량리역 일대 중심지 육성을 위한 발전계획' 보고서에는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 이전 및 지하공간 활용에 대한 구상안이 담겨 있다.
이번 보고서는 동대문구가 시비 3억원을 지원받아 지난 2018년부터 작년 10월까지 진행한 '청량리역 일대 중심지 육성을 위한 발전계획 수립용역'의 성과다. 동해종합기술공사,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용역을 맡았다.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 이전 및 지하공간 활용 방안은 기존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를 왕산로 지하차도(신설)로 이전하고 광역복합환승센터로 조성하는 것이다. 지하에는 버스 회차가 가능한 터미널 개념의 버스·지하철 간 환승시설을 만들어서 이용자들의 환승시간을 단축하고 지상에는 광장을 조성한다.
현재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역 지하 1층에는 총 31개 정차장이 있는 잠실광역환승센터가 있다. 국내에서는 2번째, 서울에는 최초로 만들어진 지하 환승센터다. 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 완공으로 발생할 교통혼잡에 대한 방안으로 사업비 1200억을 들여 잠실광역환승센터를 완공한 다음 기부채납했다.
잠실광역환승센터 [사진=나무위키] |
잠실광역환승센터에는 잠실역에서 회차하는 경기도 시내버스가 정차한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면 구리, 남양주, 하남, 수원, 의정부, 판교, 포천을 비롯한 경기도 각지로 이동할 수 있다. 동대문구 보고서에는 현재 지상에 있는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를 향후 잠실광역환승센터처럼 지하화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보고서는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를 지하로 옮기면 지상 교통량을 줄여 교통사고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청량리 주변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고 주변 도로의 차량 흐름도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는 광역버스환승센터와 함께 통합철도를 지하화하는 구상안도 나왔다. 강북횡단선, 경전철 면목선,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중앙선, 한국고속철도(KTX), 도시간특급열차(ITX)-청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GTX-C 운행노선을 층별로 나눠서 설치하는 것이다. 총 10개 노선의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환승을 할 수 있다.
이밖에 청량리역 동부역세권 유휴부지를 개발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동부역세권 개발대안으로는 ▲기존 기능 유지 및 데크화(대안 1) ▲기존 기능 이전 및 적극적 개발(대안 2)이라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
동부역세권 개발대안 검토 [자료=동대문구청] |
다만 이러한 구상안은 모두 동대문구가 구 여건에 맞게 마련한 밑그림이다. 기본구상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용역은 국토교통부(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산하 환승시설과), 서울시(도시계획과 종합계획팀)가 오는 5~6월경 발주할 예정이다. 용역 기간은 2년 정도로 오는 2022년 5~6월경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송병훈 동대문구청 도시계획팀장은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를 이전할지, 또는 지하화할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용역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동부역세권 유휴부지 개발방향도 해당 용역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교통시설의 연계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 지하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철도와 철도, 철도와 버스 간 환승거리가 선진국보다 상당히 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제2차 복합환승센터 개발 기본계획 수립'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중앙역은 다른 교통과의 평균 환승거리가 131m, 영국 런던 세인트판크라스역은 135m다. 반면 서울역은 378m, 용산역은 348m, 부산역은 308m로 환승거리가 2배 이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철도 노선이 환승하는 곳에 복합환승센터를 설치해 환승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절약하려 하고 있다. 지난달 국토부가 발표한 업무계획에는 청량리역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해서 고속철도, GTX, 도시철도, 광역버스를 비롯한 연계교통 편의를 높이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 정부가 '복합환승센터'를 중점에 둔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량리역 버스환승센터 지하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고서에 있는 버스환승센터 조성(지하화), 지상광장 조성 관련 조감도를 보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들어설 지하복합환승센터를 그대로 본떠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