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실감형 콘텐츠 지원 예산 298억 편성
흥미있는 '콘텐츠 생산' 요구...게임사도 점차 '관심'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가상현실(VR)이 올해 게임 업계서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주요 과제로 '실감형 콘텐츠' 활성화를 선정하고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실감형 콘텐츠 제작지원 예산을 2019년 188억원에서 2020년 298억원으로 대폭 조정했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은 VR, 혼합현실(MR) 게임 제작지원을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예산이 증가한 만큼 게임 업계에서도 기대가 크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9(KVRF 2019)에 참가한 시민들이 VR 체험을 하고 있다. 2020.03.02 pangbin@newspim.com |
VR 게임은 최근 '킬러 콘텐츠' '미래 먹거리'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은 불편함과 콘텐츠 부족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VR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 부족' 문제가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머리에 얹는 무거운 기기인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DM)도 문제지만, 불편을 감수할만한 핵심 콘텐츠도 부족하다는 것.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VR 게임사업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VR 게임 사업장을 대상으로 향후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5.4%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로는 '소비자의 관심이 줄어 VR 게임 이용 자체가 감소한다(66.7%), '소비자의 관심을 끌만한 VR 게임 콘텐츠 부족(41.7%)'을 꼽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콘텐츠 부재가 무관심을 낳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선 총 쏘기 게임으로 불리는 '슈팅' 장르가 VR 게임 전체의 28.6%를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VR 게임 개발 의지를 피력하고 있고, 각종 규제의 수정·보완 움직임에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넥슨의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버블파이터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크레이지월드VR'은 다중접속 VR게임으로 SK텔레콤과 픽셀리티게임즈가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달 13일 베타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익숙한 게임성에 입체감이 더해져 이용자들의 호응이 높다.
위메이드도 VR 게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VR 자회사인 위메이드XR을 설립해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장르를 VR로 재탄생시킬 준비에 나섰다. 국내 업체 중에선 첫 시도로 전해졌다.
콘진원도 VR게임물 특징에 맞는 등급 분류를 위해 관련 연구 용역을 시작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공포물 VR 어트랙션 게임의 경우 19세 이상으로 심의를 받아 폭넓은 이용층 확보가 어려웠었다. 명확한 등급 분류 기준이 마련되면 사업자들의 게임물 제작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VR 게임 기기 한계로 아직까진 VR 게임 개발에 관심이 적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게임사도 점차 입지를 넓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인기 있는 IP를 중심으로 게임 제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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