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운행에 도로 곳곳 정체...지하철로 몰린 시민들
[서울=뉴스핌] 한태희 이정화 김경민 이학준 기자 = 전국의 수은주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18일 강추위에 폭설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의 출근길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날 오전 눈 소식에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버스나 지하철 등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로에는 내린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을 이루면서 시민들은 극심한 출근길 교통체증을 겪었다.
오전 8시쯤 서울 종로 1가 인근은 밤새 얼어붙은 도보를 걷느라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쏟아지는 눈을 막기 위해 대부분은 우산을 쓰거나 외투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이었다. 갑작스런 추위에 두꺼운 패딩을 꺼내 입고 목도리까지 둘러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기상청은 서울과 경기, 충청 북부와 경상도 내륙은 오전까지 눈이 오다가 오후에 갤 것으로 예보했다. 2020.02.17 kilroy023@newspim.com |
비슷한 시각 서울 성북구 신설동로터리는 운전자들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각했다. 일부는 출근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듯 버스에서 내려 황급히 택시를 탄 후 이동하기도 했다.
지하철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도 눈 소식에 서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마스크에 목도리, 장갑으로 중무장을 했고 우산을 챙긴 시민들의 모습도 적지 않았다. 열차 고장으로 지하철 3호선 운행이 지연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인천 부평에서 경기 수원으로 출근하는 김모(28) 씨는 "지하철과 버스로 출근하는데 눈이 많이 왔다는 얘기를 듣고 20분 일찍 출근했다"며 "그런데도 도로가 미끄러워서 버스를 놓칠 뻔 했다"고 말했다.
눈 소식에 버스 이용이 어렵다고 판단한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버스정류장 곳곳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고양시 대화동 한 버스정류장은 평소 서울 방향 버스에 몸을 싣는 승객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던 평소와 달리 이날은 4명 남짓한 시민들만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도 사정은 비슷했다. 버스가 도착 예정 시간을 훌쩍 지나도록 오지 않자 일부 시민들은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거나 지하철 역사로 이동했다. 20여대 이상의 택시가 항시 대기 중이던 서울역 택시 승강장은 승객들이 몰리면서 대기 차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직장인 최모(36) 씨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다"며 "갑작스런 추위도 문제지만 눈까지 많이 내려 출근길이 말이 아니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경기도 일부와 강원영서, 충청도, 전라도, 경남서부내륙, 제주도 등에는 대설주의보가, 경기동부(포천), 전북(진안·임실), 제주도산지, 울릉도·독도 등에는 대설경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눈은 서울·경기도와 강원영서, 경상도의 경우 이날 오후 3시에 대부분 그치고, 전라도는 18일 새벽까지, 제주도는 18일 아침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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