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가슴 아픈 민족사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펼쳐낸다. 오창석부터 온주완, 박정아, 마이클리 등 신선하면서도 반가운 얼굴들이 합류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노우성 연출, J.ACO 음악감독과 배우 오창석, 온주완, 테이, 김지현, 최우리, 박정아, 마이클리, 이경수, 정의제, 한상혁(빅스 혁) 등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여명의 눈동자'는 동명의 드라마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일제강점기인 1943년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의 세월을 겪어낸 세 남녀의 지난한 삶을 통해 한민족의 가장 가슴 아픈 역사와 대서사를 담아낸 창작뮤지컬이다. 지난해 초연 이후 올해 재연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올리게 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배우 김지현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여명의 눈동자'는 지난 1991년 방영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동명의 드라마를 무대로 옮긴 창작 뮤지컬이다. 2020.01.30 mironj19@newspim.com |
오창석은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다. 그는 "드라마와 매체를 해오다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을 했다. 뮤지컬 제의가 3-4년 전부터 들어왔었다. 그때는 자신이 없어 고사했는데 이번에는 제안받고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면서 "사실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장소가 그렇게 어려운 곳인지 몰랐다. 이 자리에서 공연한다는 게 뮤지컬 배우들에게도 영예로운 일이더라. 알아가다보니 더 쉽지 않다는 걸 더 많이 느꼈다"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우성 연출은 초연에 비해 재연에서 달라진 점을 묻자 "큰 구조나 컨셉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면서도 "초연 당시 어려운 상황에서 공연을 올리며 무대로 관객들을 끌어들여 소통을 강조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극장에서 그 장점을 가져오려고 하다보니 고민을 좀 했다. 역사적 사건들을 실감나게 생동감있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관객들과 소통했던 가장 큰 강점, 그때 준비했던 여러 가지들을 세종에서 잘 녹여내는 것을 중점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테이는 지난 초연 때 하림 역으로 출연한 뒤 재연에서는 최대치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는 "초연 때 하림을 맡아 역사적인 배경을 공부하고 배역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며 대치라는 인물이 이해받기 쉽지 않은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정이 많이 갔다. 무대에서도 '대치 참 외롭겠다' 싶었지만 뜨겁게 친구가 되고 싶었다. 새롭게 준비하면서 연출님이랑 음감님이 제안을 해주셨고 제 마음 속에 하고 싶었던 욕구들도 잘 맞았다. 외로운 대치를 선택했고 결국 외롭다"고 말하며 웃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배우 오창석, 김지현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여명의 눈동자'는 지난 1991년 방영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동명의 드라마를 무대로 옮긴 창작 뮤지컬이다. 2020.01.30 mironj19@newspim.com |
여옥 역에 초연부터 참여한 김지현은 "이 작품이 갖는 의미가 굉장히 크다. 처음에 받았을 때 너무 좋아서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초연에 비해 굉장히 좋은 환경에서 공연이 정식적으로 잘 올라가게 돼 기쁘다. 제 마음에 이 작품이 훅 들어와서 운명처럼 거절할 수도 없고 피해갈 수도 없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초연에 이어 하림 역을 맡은 이경수는 "음악이 살았으면 한다는 초연의 디렉션을 계속 주의깊게 집중하고 있다. 감정선은 큰 변화는 없고 오히려 도움을 더 받는 무대, 인물관계들이 더 드러난 부분이 있다. 대치랑 맨 마지막 장면이 초연에 없던 게 추가됐다. 극장에 오셔서 보시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사랑을 부탁했다.
주인공인 최대치 역에는 하림 역에서 이동한 테이를 비롯해 오창석, 온주완까지 세 명이 모두 뉴캐스트다. 오창석은 "뮤지컬도 처음이고 초연을 보질 못했다. 심지어 영상 자료가남아있지가 않아서 짤막한 영상만 참고할 수 있었다. 이 대본을 보고 연출님하고 얘기해서 와닿는 대로 했다. 주완이나 테이 같이 뮤지컬을 했던 친구들을 보면서 배운 것도 많았고 순수하게 이 대본만 팠다"고 과정을 돌아봤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배우 최우리, 마이클리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여명의 눈동자'는 지난 1991년 방영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동명의 드라마를 무대로 옮긴 창작 뮤지컬이다. 2020.01.30 mironj19@newspim.com |
온주완은 "저는 좀 순수하지 않게 했다"고 오창석과 반대로 말해 취재진을 웃게 했다. 그는 "어릴 적에 본 드라마가 기억에 남아있었지만 최재성 선배와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온주완이 그 당시에 대치를 했다면 학도병으로 끌려갔을 때, 대치의 상황에서 그분보다 나만의 색깔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주안점을 뒀다. 다행히 세 명의 대치가 다 다르게 잘 나왔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테이는 "대치는 극을 보신 분들이 대부분 이해를 잘 못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대치의 선택보다 더 나은 선택이 있었을 거란 추측이나 확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시대, 그 시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이해할수록 확신에 찬 선택을 하고 있는 인물이더라. 그게 초연 때 제 눈에 보이더라. 누군가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대치의 삶처럼 걸어가고 싶었다. 그 고독한 길을 걷고 있고 실제로 고독하다"고 역에 임하는 태도를 말했다.
특히 이 뮤지컬에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학도병으로 끌려가 만난 세 남녀의 이야기와 해방 후 신탁통치 속 혼란, 제주 4·3 사건 등 질곡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관해 노 연출은 "어떻게 보면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사건들이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예술하는 사람들의 사명이 아닌가 한다"고 무거운 사건들을 과감하게 다룬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오는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