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부터 중국 위안화의 상승 탄력이 두드러진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가 성사되면서 이른바 '포치(1달러 당 7위안)'를 기록했던 위안화가 강한 랠리를 펼치고 있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주 류 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가 워싱턴 D.C.를 방문해 1단계 무역 협상안에 서명할 예정이지만 경제 석학들은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2단계 무역 협상이 난기류를 타면서 양국의 신경전이 재개,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0.34% 상승하며 6.8955위안에 거래,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6.9위안 선을 뚫고 내렸다.
뿐만 아니라 위안화는 올 들어서만 1%에 가까운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른바 스몰딜 타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올해 중국 경제가 6.0% 성장률을 달성할 수 가능성에 기대가 실린 결과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0.4% 하락하며 109.93엔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엔화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 급변한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2월15일 156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 시행을 앞두고 13일 극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이에 따라 추가 관세가 유예된 한편 지난해 9월 시행한 1120억달러 물량에 대한 관세 역시 15%에서 7.5%로 인하됐다.
지난해 8월 위안화는 25년래 최악의 하락을 기록, 달러/위안 환율이 7.2위안까지 치솟았지만 관세 전면전이 진정되면서 커다란 반전을 이룬 셈이다.
1단계 합의에 따라 중국의 2020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중국 주식과 채권 매입 열기도 위안화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넷웨스트 마켓의 만수르 모히-우진 매크로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주식뿐 아니라 외환시장 역시 1단계 무역 합의에 커다란 의미를 두고 있다"며 "연초 위안화 강세 흐름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계절적인 요인도 위안화 상승에 한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이 중국 춘절을 앞두고 근로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 위해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매입, 외환시장을 쥐락펴락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제 석학과 주요 외신은 위안화 향방의 반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몰딜이 타결됐지만 무역전쟁이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중국 관영 경제지인 경제일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타오란 노트'는 이번주 1단계 합의안 서명은 첫 게임일 뿐 무역전쟁의 종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기존 관세를 모두 철회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중국의 보복 가능성이 아직 열려 있다는 것. 그 밖에 상당수의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아시아 파이낸셜 포럼에 참석, 양국 무역전쟁의 종료까지 갈 길이 멀다고 주장했다.
2단계 협상은 더욱 난항을 보일 여지가 높고,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IT 부문의 패권 다툼이 전세계를 갈라놓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편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2단계 무역 협상 돌입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히고, 이를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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