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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누더기 선거법 정쟁 속 '비례한국당' 창당 준비...與 '당혹'

기사입력 : 2019년12월19일 13:43

최종수정 : 2019년12월19일 13:43

박완수 "언제든 등록할 수 있는 절차 준비"
현재 선관위에 '비례한국당' 창당 절차 진행 중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자유한국당이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논의 중인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위성 정당'을 만들어 대응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4+1협의체 법안의 핵심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누더기' '걸레' 선거법이라고 질타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처리 강행을 막을 방도가 없자 빈틈을 노리는 전략이다.

한국당이 직접 등록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비례한국당'이라는 이름의 정당이 중앙선관위에서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난관을 만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19 leehs@newspim.com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례대표용 정당에 대해 내부 검토를 하고 있나'는 질문에 "연동형 선거법이 국회를 통과해서 시행되게 되면 비례정당을 일단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실무적인 준비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이어 "언제든지 (선관위에) 등록할 수 있는 절차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당명 공모는 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있고 몇 가지 대안 중에서 내부 논의를 통해 적정한 이름을 선관위에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 카드를 검토하는 것은 현재 논의 중인 연동형 비례제의 특성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4+1협의체의 선거제 개편안 골자는 비례대표 의석을 50석으로 3석 늘리고 이 중 30석에 연동률 50%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30석은 정당득표율을 기준으로 배분된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한국당은 수혜를 입기 힘들다. 한국당이 정당득표율 35%를 얻는다 해도 지역구 선거에서 이미 105석(300석의 35%)을 채웠다면 추가로 비례의석을 배분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30석은 모두 군소정당이 차지하고 한국당은 나머지 20석 중 35%인 7석만 할당받는다.

반면 한국당이 유권자에게 '지역구는 한국당에 투표하되, 정당투표는 비례한국당을 찍어달라'는 전략을 취하면 비례의석 독식도 가능하다. 비례한국당은 지역구 의석이 없으므로 정당지지율 35%를 고스란히 인정받는다.

이 경우 연동률이 적용되는 30석중 20석 가까이를 비례한국당이 챙길 수 있고 나머지 20석 중 7석도 추가로 할당받는다. 결과적으로 한국당 비례의석이 20석 가량 늘어난다. 비례한국당 전략에 여당 의원들이 경악하는 이유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법 및 검찰개혁법 패스트트랙 상정 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7 leehs@newspim.com

현재 선관위에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비례한국당이라는 이름의 정당은 한국당이 아닌 최인식 전 전 통일한국당 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한국당은 지난 대선에서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을 후보로 낸 바 있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비례한국당이 등록됐다'는 질문에 "비례한국당으로 등록이 돼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름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비례한국당 전략은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입장에서는 '누더기 선거법을 만들어 위성정당이나 만들게 하냐'는 비판과 함께 실제 총선에서 현실적으로도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한국당은 비례한국당을 실제 내부적으로 준비해 왔다. 황교안 대표가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가치 지향보다는 결과 지향적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한국당이 실제로 강행한다고 본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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