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그간 당 요구 기꺼이 수용해와…조금 더 지켜봐달라"
홍준표 "마지막 출마지, 정권교체에 도움 되는 곳으로 할 것"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이 당 내 지도자급 정치인들에게 내년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할 것을 권고했다. 당 대표를 지냈거나 당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었던 정치인은 당과 협의를 통해 전략적 거점지역에 출마해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거물급 정치인들은 즉각 반대 의견을 냈다. 지금까지도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에서 정치 활동을 해 왔다는 것이 그 이유다.
18일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이 어려우니 솔직히 마음은 무겁다"며 "하지만 그동안에도 저는 당의 요구를 기꺼이 수용해 지금까지 뛰어들어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지난해 5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5.08 leehs@newspim.com |
김 전 지사는 최근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김 전 지사의 거창 지역 출마에 당 일각에서는 최소한 창원·성산 지역 등 험지에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었다.
김 전 지사는 "당에서 역할을 하는 것에도 때가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은 그 '때'가 아닌 것 같다"며 "조금 더 지켜봐달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미 출마선언을 한 만큼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 출마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미 7월에 이 지역으로 이사를 왔고, 8월에도 당 지도부에게 (출마에 대해) 이야기를 해 왔다"며 "이미 만들어 놓은 것들이 있는데 이제와서 빠지는 것은 우리 당을 더 우습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바닥민심은 더 힘들다. 지역에서는 워낙 지역 경제가 어려우니 영향력이 있고 정치력을 발휘할 사람이 내려와서 그 어려움을 대변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다 수도권으로 보내면 우리는 계속 어렵지 않느냐는 불만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당의 결정에 반대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지난 1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The K 타워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01.30 kilroy023@newspim.com |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당에 입당한 이래 24년간 글래디에이터 노릇만 해왔다"며 "당이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서 대여 전사를 해 왔고 지난 탄핵 대선 때는 궤멸 직전의 당을 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총선에 나가는 목적은 2022년 정권 교체를 위한 것이고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마지막 출마지는 차기 대선을 기준으로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되는 곳으로 정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에 그다지 공헌한 바도 없이 양지만 쫓던 사람들이 숨어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전 대표는 막 대해도 되고 현 대표에게는 예의가 아니라는 이중기준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이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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