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무역, 양자 무역 중 비중 작지만 재개는 관계 정상화의 상징적 단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와 중국이 국경 무역 재개를 논의 중이다. 2020년 히말라야 접경 분쟁지역에서의 양국 군 무력 충돌로 국경 무역이 중단된 지 5년 만이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인도와 중국 양국이 특정 지점에서 국경 무역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블룸버그 질의에 "국경 무역은 오랫동안 두 나라 국경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무역 재개와 관련해 인도와 소통하고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 역시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모든 지정된 무역 지점에서 국경 무역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중국 측과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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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인도와 중국은 약 3500km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다. 슈미르,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 국경 지역 곳곳에서 영유권 갈등을 겪다가 1962년 전쟁까지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LAC를 그은 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2020년 6월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양국군이 충돌하며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45년 만에 처음으로 LAC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양국 관계는 1962년 국경 전쟁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2020년 무력 충돌로 국경 무역이 중단되기 전까지 양국은 30년 넘게 히말라야 인근 국경 3개 지점에서 향신료, 카펫, 가축 사료, 도자기 등을 거래해 왔다. 2017~2018년 양국의 국경 무역 규모는 316만 달러(약 44억원)로 추산됐다.
로이터는 "국경 무역은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1277억 달러 규모의 (인·중) 양자 무역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국경 무역 재개는 양국 간 경제적 관계 정상화를 위한 상징적 단계로 여겨진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속에서 인도와 중국 관계가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를 매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25%의 징벌적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인도가 미국과 '관세 전쟁' 휴전 중으로 비슷한 상황에 있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고, 최근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인도는 지난달 말 중국인에 대한 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했고, 이달 12일에는 양국 간 직항 여객기 운항이 재개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다음 주 18일 인도를 방문해 아지트 도발 국가안보보좌관과 히말라야 국경 분쟁 지역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이달 말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왕 부장의 인도 방문은 3년여 만이며, 모디 총리의 중국 방문은 7년 만이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