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이 하루 50만배럴 추가 감산에 합의했다.
이는 월가의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웃도는 것으로, 내년 공급 과잉 우려를 진정시키는 한편 유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내년 미국 셰일 업계뿐 아니라 브라질과 노르웨이 등 비OPEC 산유국의 공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결정에 따라 공급 과잉에 따른 유가 급락 리스크가 한풀 꺾였다는 판단이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틀 간의 회의를 마친 OPEC+는 하루 50만배럴 추가 감산을 시행하는 데 합의했다.
산유국들은 대규모 감산을 2020년 3월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3월 5~6일로 예정된 총회에서 감산 효과에 대한 논의와 함께 다음 행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 장관은 "이번 추가 감산 결정으로 인해 OPEC+의 감산 효과가 하루 21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는 지난 4월 고점 대비 15% 떨어졌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2% 후퇴한 상태. 이번 감산 결정이 단기적인 유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추세적인 상승 가능성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회의적이다. 먼저, OPEC+의 감산 목표 이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다.
이미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 일부 산유국이 감산 목표치를 달성하지 않고 있는 데다 추가 감산에 반기를 들었던 러시아 역시 합의안 이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이날 역시 "미국 셰일 업계의 원유 공급이 둔화되고 있다"며 못 마땅한 속내를 드러냈다.
경기 둔화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전망도 내년 유가 전망을 흐리게 한다. 지구촌 경제의 침체 리스크가 일정 부분 진정됐지만 주요국 성장률이 아래로 기울 것이라는 데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비OPEC 산유국의 공급 확대 전망도 내년 유가에 악재에 해당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하루 생산량 123만배럴의 세계 최대 산유국이다. 지난해 하루 110만배럴에서 크게 증가한 것.
노르웨이와 브라질의 내년 산유량 역시 하루 총 100만배럴에 이를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 EIA, OPEC은 내년 비OPEC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이 하루 220만~240만배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유 수요 둔화와 비OPEC 산유국의 공급 증가가 유가를 압박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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