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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 조사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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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은 조사 못해
개인 간 인권침해도 '진정 기각 대상'에 해당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경기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이 이번주 내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될 예정이지만 이 사안에 대한 인권위 조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경찰과 인권위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전날 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당초 경찰은 이 사건의 가해 아동이 만 5세로 '완전한 형사미성년자'인 점을 들어 사건 접수가 어렵다는 입장이었으나 논란이 커지자 부랴부랴 내사에 들어갔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전경.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해당 어린이집이 위치한 성남시도 지난 2일부터 자녀의 피해를 호소하는 학부모, 가해자로 지목된 원아 학부모, 어린이집 등을 상대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9일 피해 아동의 학부모 A씨가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자녀의 성폭행 피해 글을 올리면서 처음 알려졌다.

성폭행 피해의 주요 내용은 지난달 4일 같은 어린이집 또래 아이들이 피해 아동의 신체 주요부위를 만졌다는 것이다. 이후 A씨가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사건을 무마하려한 어린이집 관계자들에 대해 처벌을 호소하는 글까지 게시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와 관련 피해자 측 법무를 돕는 법무법인 해율은 사건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이번 주중으로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해율 측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할 예정이다"며 "가해 아동은 물론 해당 어린이집의 주의의무 위반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조사해달라는 것이 진정 요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측이 진정을 접수하더라도 인권위가 실제 조사에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행법상 개인 간 인권침해는 인권위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데다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은 인권위가 손 댈 수 없기 때문이다.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인권위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공직유관단체 △구금시설 등에 의한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만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인이나 단체, 개인에 의한 '인권침해'는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또 같은 법은 수사기관의 수사 또는 그 밖에 법률에 따른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사안은 인권위가 조사에 나설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이상, 인권위로서는 진정이 접수돼도 조사에 나설 법적 근거가 없는 셈이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더라도 인권위는 국공립 보육시설인 해당 어린이집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만 조사할 수 있을 뿐 가해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는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해율 관계자는 "조사 여부는 인권위에서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진정서는 예정대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인권위 역시 경찰 수사가 시작된 만큼 별도의 조사를 벌이기 어렵지만 진정서가 접수되면 우선 내부 검토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진정서가 접수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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