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심층분석]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앞당긴 진짜 이유

기사입력 : 2019년11월29일 19:51

최종수정 : 2019년12월02일 09:14

정기국회 종료돼도 다음 임시국회서 필리버스터 재개 가능
허 찔린 민주당, 해법 찾을지 주목…문희상 결단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신박하다, 199개 법안이 한국당의 무기가 됐다."

자유한국당이 29일 본회의에 상정된 199개 안건에 대해 일괄적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신청한 것을 두고 국회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만큼 묘수라는 평가다.

◆ 정기국회 종료돼도 다음 임시국회서 필리버스터 재개 가능

한국당은 왜 국회를 '올스톱' 시켰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부분 비쟁점법안인 이 법안들 전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일까. 이는 국회법 제 106조의 2 제 8항과 관계된다.

8항은 "무제한토론을 실시하는 중에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에는 무제한토론의 종결이 선포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정기국회 내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법안은 회기가 끝남과 동시에 필리버스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고 다음 회기가 열리면 바로 표결을 해야 한다. 2016년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테러방지법을 결국 막지 못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199개 법안 각각에 대해서 필리버스터가 신청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각각의 안건에 대해서 일일이 무제한 토론을 반드시 실시해야 된다.

이번 정기국회는 내달 10일 끝난다. 이때까지 만약 199개 법안 중 30개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가 진행됐다면 이후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나머지 169개 법안에 대해 다시 필리버스터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국회 사무처의 법 해석이다. 사실상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필리버스터가 가능하다.

국회 관계자는 "한국당이 요구한 것이 매우 무서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1.29 kilroy023@newspim.com

◆ 패스트트랙 법안만 필리버스터 신청하면? 쉽게 무력화 돼

당초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내달 상정되는 검찰개혁법안과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것으로 봤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본회의에 부의됐고 검찰개혁법안은 내달 3일 부의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두 건의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면 즉각 본회의를 개최하고 상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두 법안에 대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도 막는데 한계가 있다.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12월 10일 필리버스터가 자동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그 다음 임시국회에서 선거법이든 검찰개혁법안이든 차례로 통과시키면 된다. 국회법 제 106조의 2 제 8항을 이용한 것이다.

설령 둘 중 하나에 대해 다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다고 해도 민주당이 하루짜리 임시회를 다시 열어서 본회의에서 표결할 수 있다. 국회법은 임시회 기간을 '30일 이내'로만 규정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다소 꼼수이간 하지만 하루짜리 임시회를 여는 것은 국회법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이같은 한계를 고려해 199개 법안 전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29 kilroy023@newspim.com

◆ 민주당의 해법은? 문 의장이 다음 주 회의서 의사일정 조정 가능성도

물론 민주당도 현재로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신의 한 수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의 순서를 바꾸는 방법이 있다. 즉 다음 주 본회의가 열릴 때 문 의장이 패스트트랙 법안 2개, 즉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을 199개 법안 앞에 각각 1번, 2번으로 올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1번 선거법에 대해 내달 10일까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고 해도 다음 임시국회에서는 1번 법안에 대해 반드시 표결해야 한다. 만약 임시국회에서 2번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 다시 하루짜리 임시회를 열면 된다. 그러면 2번 법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된다.

국회 관계자는 "오늘 본회의가 안 열리고 다음 주에 본회의가 열리면 당일 의사 일정은 국회의장이 결정할 수 있다"며 "가능성일 뿐이긴 하지만 패스트트랙 법안을 앞으로 돌리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이 이날 한국당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본회의 개의를 거부하는 이유일 수 있다.

다만 정치적 부담은 있다. 본회의 당일 의사일정은 관례상 교섭단체가 합의해서 결정해 왔기 때문이다. 여당이나 문 의장이 밀어붙일 경우 강한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법적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 문제"라고 평가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