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파 진영 '대패'...투표율, 주권 반환 이후 최고
민주파, 차기 행정장관 선거인단 117명 싹슬이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24일(현지시간)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됐다. 선거 전 의석 약 30%에서 크게 약진한 것이다. 이번 선거로 홍콩 시위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홍콩 현지 언론은 25일 오전 6시(한국시간 오전 7시) 기준 범민주 진영이 전체 452석 가운데 300석 이상을 점해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선거 전 의석 118석(26%)에서 크게 약진한 결과다.
친중파는 대패할 것으로 전망됐다. 친중파의 예상 의석은 41석이다. 친중파 진영의 선거 전 의석은 홍콩 최대 친중파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 115석을 포함해 327석이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71% 이상으로, 1997년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 주권을 돌려받은 이후 최고다. 등록 유권자 413만명 중 약 300만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는 "이같은 투표자 수는 지난번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구의원 선거는 지난 6월부터 계속돼 온 민주화 시위의 찬반을 묻는 '주민 투표'로 평가됐다. 선거 결과로 시위대의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등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과 시위대의 요구를 계속 거부해 온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홍콩 구의원 선거는 4년마다 실시되는 직접투표다. 홍콩에서 가장 민주적인 선거인 셈이다. 18세 이상의 홍콩 영주권을 가진 자는 구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구의원은 공공시설 및 시민 서비스 등 지역 과제를 정부에 건의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이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구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한 진영이 선거인단 117명을 독식하는 구조다. 행정장관은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홍콩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2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소 앞에 길게 줄 서 있는 모습. 2019.11.24.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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