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7개 태풍 중 6개 한반도로...평년 평균 2.9개가량
1976년 이후로 43년만에 처음 6개 태풍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지난 주말 제17호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올해 43년 만에 처음으로 총 6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이후 또 다시 가을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한 17개의 태풍 중에서 총 6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찾아온 제5호 태풍 '다나스'를 시작으로 8호 '프란시스코', 9호 '레끼마', 10호 '크로사', 13호 '링링', 17호 '타파' 등이 올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다.
한반도에 한 해 동안 6개의 태풍이 찾아온 것은 1976년 이후 43년 만이다. 역대 태풍이 가장 많이 찾아온 해는 지난 1950년과 1959년으로 총 7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만약 올해 하나의 태풍이 더 찾아온다면 최고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반도에는 매해 평균적으로 2.9개의 태풍이 찾아온다.
제17호 태풍 '타파'의 이동경로 <자료=기상청> |
올해 부쩍 태풍이 잦은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일반적으로 여름이 지나면 남하하거나 수축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평년보다 크게 발달해 태풍이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올라온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아진 해수면 온도 역시 잦은 태풍을 유발하는 이유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여전히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위축되지 않은 만큼 10월 이후에도 다시금 태풍이 한반도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통상 우리나라 인근 바다의 온도는 가을에 가장 높아지는 만큼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더 위력적일 수 있다. 타파 역시 고수온 해역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중형 태풍으로 몸집을 키웠다.
역대 최악의 태풍이라 손꼽히는 태풍 '매미'가 대표적인 가을 태풍이다. 매미는 2003년 9월 6일 발생해 국내에서만 총 135명의 사망자를 냈다. 또 다른 가을 태풍 '차바' 역시 2016년 9월 28일 발생해 10월 5일 한반도를 덮쳤다. 차바로 인해 국내에서 7명이 사망하고 약 2000억원의 자산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온난화 현상에 따라 우리나라 인근 해수면의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다른 해보다 태풍이 북상 과정에서 힘을 잃지 않고 많이 찾아온다"며 "과거에는 12월에도 태풍이 왔던 적이 있었던 만큼 또다시 태풍이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