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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석유시설 공습에 국제유가 100달러 전망…'중동 리스크' 확대

기사입력 : 2019년09월16일 15:50

최종수정 : 2019년09월16일 16:37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의 석유 시설 두 곳에서 무인항공기(드론) 공습이 발생해 세계 최대 원유국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로 인해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6%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유가는 16일 오전 19% 넘게 폭등했고 미국은 전략비축유 방출을 계획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세를 막기란 역부족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론이다. 유가 향방 핵심은 피해 석유 시설의 정상가동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현재 재고가 충분해 이번주 수출분에 대해서는 공급차질이 없겠지만 피해 시설의 완전한 정상가동까지 수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설 복구 속도가 더뎌지면 유가는 장기적으로 배럴당 1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도 유가 상승 재료로 꼽히고 있다. 

◆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 

아랍에미리트(UAE) 일간 영자 신문 걸프 뉴스에 따르면 10기의 드론 공습이 있던 곳은 사우디 북동부 아브카이크(Abqaiq)시설과 중동부 쿠라이스(Khurais) 시설이다. 두 시설은 지난 14일 현지시간으로 각각 새벽 3시 31분과 3시 42분에 피격당했다. 

아람코는 아카이크를 "세계 최대 원유 안정화 공장"이라고 표현할만큼 자국 최대 유전지대이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전략 부문 글로벌 헤드에 따르면 이곳은 일일 7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쿠라이스는 사우디 제2 최대 유전지대다. 일일 150만배럴 원유 가공이 가능한 곳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 수준인 일일 500만배럴이 석유 시설 피격으로 삭제된 격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16일까지 기존의 3분의 1 정도 일일 공급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피해 시설의 완전한 정상가동까지 수주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결과 개장 초반인 16일 오전 7시(한국시간)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71.95달러로 19% 이상 폭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 넘게 올라 63.34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사우디 정부의 일부 공급 재개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비축유 방출 승인 소식 등으로 유가는 상승폭 일부를 반납했다. 

S&P 글로벌 플랫츠는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가격이 현 수준에서 5~10달러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속 연구원들은 중동 공급 차질에 대한 불확실성이 엄습하면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5~10%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인한 상승 압력은 현재 배럴당 55~65달러의 가격선에서 70달러를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플린은 전세계 비축유를 풀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전략비축유 방출이 단기적으로는 유가 폭등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상존한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비요날 톤하우젠 애널리스트 헤드는 "미국이 손실된 공급분을 빠르게 대체하기에는 유조선 재배치에 시간이 소요되고 초대형유조선(VLCC)으로 수출 가능한 분량은 한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 사우디 유전 보안 문제·미국-이란 갈등 고조로 불확실성 확대

시장은 아람코 석유 시설이 언제 정상가동할 지는 물론, 향후 사우디 유전의 보안과 미국-이란 갈등 등 중동 역학에 귀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우디 원전 공습의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친이란 성향의 예멘의 후티 반군이다. 2014년 발발한 예멘 내전은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 간의 대리전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사우디에 대한 후티 반군의 역사적 반감으로 감행한 피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벽 피격 당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 소유의 아카이크 석유시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미국은 이란이 공습 주체라고 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피격이 있던 날인 14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사우디에 100여차례 공격을 가했고 이번 사건도 이러한 공격 중 하나라며 "우리는 모든 국가에 공개적으로, 명백하게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미 정부 관리는 사우디 석유 시설로 공격해온 방향이 남쪽 예멘이 아닌 이란 부근인 서-북서부였다면서 이란이 공격 주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사우디 정부 측이 이번 공격에 순항미사일이 사용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알려 왔다고 전했다. 이는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예멘 후티 반군의 주장과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이후 제재 복원으로 이란과 갈등에 직면한 미국이 이번 사건으로 계기로 군사 충돌을 염두해 두고 있어 원유시장에 불확실성 확대가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번 사건의 범인을 알고 있다면서 "검증되는 대로 군사 공격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글로벌 상품전략 책임자 헬리마 크로프트는 이번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이 중동 역학의 판도를 바꾸는 '글로벌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사우디 유전과 수송로의 안전이 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데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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