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하는 데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천연자원이 풍부한 지정학적 요지인 그린란드를 매입한다는 생각이 부동산 갑부인 트럼프 대통령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이나 회의에서 자문들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해변에서 어린이들이 빙하로 고래를 만들며 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WSJ는 일부 보좌관들은 경제적으로 큰 이득이 될 것이라 찬성하고 있는 한편 또 일부는 절대 실현되지 못할 환상이라며 일축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진지하게 그린란드 매입을 추진한다 해도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1867년과 1946년 두 차례나 덴마크에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혔다가 퇴짜를 맞은 바 있다.
백악관 외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의 알래스카 매입처럼 자신의 업적으로 남기려 한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을 어디까지 추진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그린란드를 미국 국가안보 이익에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여겨왔다. 미국은 덴마크와 수십 년 동안 유지해 온 국방 조약을 통해 그린란드 최북단 툴레 공군기지를 거점으로 그린란드에서 사실상 제한 없이 활동하고 있다. 북극권 한계선에서 북쪽으로 약 1207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툴레 공군기지에는 미국의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시스템의 일환인 레이더 기지가 배치돼 있고, 이 기지는 미 공군의 우주 사령부과 북미 항공방위 사령부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권의 광물과 원유, 천연가스 등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 또한 그린란드에 손을 뻗은 바 있으나 미국이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18년 중국이 그린란드 공항 3곳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것을 저지한 바 있다.
인구 약 5만6000명이 거주하는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에 속하지만 외교와 국방 정책을 제외하고는 자치 지역이다. 다만 막대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그린란드 정부는 매년 덴마크 정부로부터 받는 5억9100만달러(약 7163억원)의 보조금에 의지해 연간 예산의 60%를 충당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지리적으로는 북미 대륙에 속하지만 문화적, 정치적으로는 유럽과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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