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게임 등급분류 규정 일부개정안 입안예고
“게임 결제 한도 폐지되면 게임중독 공화국 전락”
“일방적 밀어붙이기 안 돼...함께 논의해야”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시민사회단체들이 5일 "온라인게임 성인결제 한도가 폐지되면 우리나라는 게임중독 공화국으로 전락한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입안 예고한 온라인게임 성인결제 한도 폐지 중단을 요구했다.
건전생활시민연대, 게임이용자연대 등 20개 단체로 구성된 게임이용자보호시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게임 결제 한도 폐지는 대다수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내용으로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문체부가 아무리 게임 산업을 진흥시켜야 할 책무가 있을지라도 국민을 게임중독으로 몰아 넣고 돈만 벌겠다는 무책임한 게임회사들의 앞잡이가 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게임중독을 유발하는 국가정책의 즉각적인 포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게임중독 질병코드 등재를 막아내지 못한 문체부가 게임 회사를 달래기 위해 결제 한도를 폐지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체부는 더욱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게임 산업이 국가중요산업이라도 게임중독으로 고통 받는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면서 진흥시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돈만 벌 수 있다면 국민이 게임중독으로 인생을 망쳐도 상관없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게임이용자보호시민단체협의회 대표인 김규호 목사는 "게임중독 문제는 업계, 1인 크리에이터, 시민단체, 학계, 문체부 등 모든 분야에서 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야 할 문제"라며 "문체부에서 지속적으로 이번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문체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온라인 게임에서 성인결제 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등급분류 규정 일부개정안'을 입안 예고하고, 6월 18일까지 국민여론을 수렴해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게임 이용자 1명이 사용 가능한 계정 수와 구매 한도액을 따로 정하지 않고 게임회사에 자율권을 부여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앞서 지난달 2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분류한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안을 통과시켰다. 보건복지는 질병 코드 신설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반면, 게임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WHO에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며 의견 차이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