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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전쟁의 참혹함 전해야"…아버지 뒤잇는 평화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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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일왕, 5월 1일 제126대 덴노 즉위
역사인식 뛰어나단 평가…평화주의자로 알려져
마사코왕비와의 결혼서 순정·뚝심보인 애처가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제 126대 덴노(天皇·일왕)에 나루히토(徳仁) 덴노가 1일 취임했다. 특히 이번 즉위는 전왕의 사망이 아닌 생전 퇴위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때와 달리 일본 국내는 축하 분위기로 들떠있는 모습이다. 

나루히토 덴노는 아버지를 닮아 평화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왔다. 2015년 자신의 생일 메시지에선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려는 오늘날 겸허히 과거를 돌아보고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 비참한 경험과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바르게 전해야 한다"고해 역사인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동시에 그는 왕실 내 문제 등에 대해 역대 덴노는 물론, 동시대 다른 어떤 남성 왕족보다도 진보적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그가 일본 왕실에 여성 미야케(宮家) 창설이나 여성덴노 탄생 등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갖고 올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나루히토(徳仁) 일왕이 1일 즉위 행사 '소쿠이고초켄노기'(即位後朝見の儀)에서 첫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엄격한 제왕교육으로 성장…유학으로 견문넓혀

나루히토 덴노는 1960년 2월 23일 헤이세이(平成)덴노인 아키히토(明仁) 상왕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름은 할아버지인 쇼와(昭和)덴노가 지었으며, 사서오경 중용 제32장에서 따왔다고 전해진다.

본래 일본 왕실에서 덴노의 자식은 부모와 떨어져서 양육돼야 했지만, 아키히토 상왕 부부는 직접 자신들의 손으로 자식을 키우고 싶어했다. 이에 나루히토는 다른 일반 가정처럼 부모님의 밑에서 성장한 첫 왕자가 됐다.

미치코(美智子) 당시 왕세자비는 미국인 의사 벤저민 스포크 박사가 쓴 육아서적을 원서로 읽으며 교육법에 대해 공부했고, 이렇게 만든 육아지침은 '나루짱 헌법'(ナルちゃん憲法)이라 불리며 민간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출생한지 얼마 안된 나루히토(徳仁) 덴노와 어머니인 미치코(美智子)상왕후 [사진=NHK]

나루히토 덴노는 출생과 동시에 미래의 덴노가 될 후계자였기 때문에, 다른 두 동생과 달리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제왕학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영향인지 어릴 때부터 인내심이 깊고 예의가 바르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는 소학교(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왕족의 교육기관인 가쿠슈인(学習院)에서 공부했다. 전공은 사학이었는데 자연과학 전공이 대부분인 왕실에선 다소 이례적이었다. 나루히토 덴노는 소학교 시절 일본 내 옛 길을 보며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현재도 일본 중세사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유학시절의 나루히토 덴노 [사진=NHK]

대학 졸업 후 나루히토 덴노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 2년 간 유학해 18세기 템즈강의 수운사를 공부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그는 옥스퍼드에서도 높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학시절 자신의 갇혀있던 세계관이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고 밝혀왔다. 특히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살던 일본과 달리, 영국에서 그는 평범한 생활을 보냈다. 자기 손으로 물건을 사고 청소를 하며, 펍에서 맥주를 마시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큰 수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18년 12월 가쿠슈인(学習院)대학 OB 관현악단 정기연주회에서 비올라를 연주하고 있는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그의 취미는 비올라다. 학창시절 가쿠슈인 관현악단에 소속될만큼 수준급이며, 현재도 실내악이나 관현악 연주회에 종종 참석하고 있다. 특히 2004년엔 한일 우호 특별 기념음학회에서, 2007년엔 한중일 합동 실내악 콘서트에서 정명훈 등 유명 음악인과 협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운동에도 남다른 소질을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검도와 야구 등을 배웠으며, 어린시절부터 자주 등산에 다녔던 일본의 산을 자주 등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루히토 덴노가 어린시절, 아버지 아키히토 상왕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등산에 나선 모습 [사진=NHK]

◆ 왕족 자존심도 버린 '7년 구애'의 애처가

1991년 그는 정식 왕세자 책봉을 받는다. 나루히토의 왕세자 즉위는 일본의 큰 경사였지만, 동시에 큰 고민거리기도 했다. 당시 만 31세였던 그가 미혼인데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루히토 왕세자의 마음은 일본 외교관 오와다 마사코(大和田雅子)에게 향해 있었다. 

마사코는 1963년 외무성 고위관료의 장녀로 태어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외무성에 입성한 엘리트였다. 그것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도쿄(東京)대학에 편입해 단번에 외무고시에 합격한 희대의 수재였다.  부녀(父女) 외교관의 탄생은 일본에서도 화제라 외무성 입성 당시 마사코는 언론 취재를 받았는데, 그녀는 "일본을 남녀차별이 없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할 정도로 당찬 커리어우먼이었다.

나루히토는 1986년 스페인에서 우연히 마사코를 만나 첫눈에 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사코에게 청혼했지만, 그녀는 커리어우먼으로 살 생각이었기 때문에 거절했다. 오와다 집안도 반대했기 때문에 나루히토는 처음엔 단념했지만, 이후 그녀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7년에 걸친 고집스런 구혼을 시작한다.

1993년 6월 9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부부가 결혼식 카퍼레이드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왕족의 자존심을 버린 구혼에 결국 마사코는 결국 왕세자를 받아들이고, 1993년 두 사람은 약혼을 발표한다. 당시 약혼 기자회견에서 나루히토는 "최선을 다해 마사코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유행어가 돼 그 이후 일본 남성들의 단골 프로포즈 멘트가 됐다. 

나루히토 덴노는 이후 평생 "마사코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킨다. 비록 마사코 왕비가 일본 왕실과 궁내청의 구시대적 여성관에 시달리다 심신의 병을 얻게 됐지만, 나루히토는 자신의 지위가 흔들리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아내의 편에 서서 아내를 지켰다. 

대표적인 사건이 '인격부정 사건'이었다. 2004년 그는 공식 석상에서 "왕실에 마사코의 인격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이 발언에 대해 아키히토 당시 덴노는 실망감을 표했고 일각에선 나루히토를 비판했다. 나루히토도 자신의 발언이 불러올 파문을 몰랐던 건 아니었지만, 그보다는 아내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왕세자 시절 마사코 당시 왕세자비와 등산에 나선 나루히토 [사진=NHK]

나루히토 덴노 부부는 아들없이 외동딸 아이코(愛子)공주만 뒀다. 늦은 나이에 결혼한 탓도 있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마사코 왕비의 잦은 유산도 이유였다. 일각에선 나루히토가 이혼하고 젊은 여자와 재혼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루히토는 이런 주장에 한번도 귀를 기울인 적이 없다.

그는 딸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2001년 아이코 공주가 탄생했을 당시 왕실에선 바로 아들을 낳을 준비를 하라고 나루히토 부부를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루히토는 "아이코가 부모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3살이 될 때까진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일본 왕족 남성 중에서도 유달리 자녀 교육에 신경을 쓴 사람이었다. 아이코 공주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은 물론,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아이코 공주의 등·하교에 자주 동행했다. 이런 애정의 결과 아이코 공주는 부모를 닮아 기품있고 예의바르다는 평가는 물론, 성적도 상위 0.1%로 추정되는 등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본에선 나루히토가 외동딸만을 두고 있단 점과 그의 진보적인 성향을 들어, 여성 미야케 창설과 여성 덴노 즉위가 실현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나루히토 새 일왕 부부와 외동딸 아이코(愛子) 공주.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아버지의 뒤이은 '일본의 양심'될까

나루히토 덴노는 사학 전공자인 만큼 역사인식도 남다르다. 2014년 아베 내각이 개헌 움직임을 보이자 "현재의 일본은 전후 일본 헌법을 기초로 쌓아 올려졌고 평화와 번영을 향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헌법을 지키는 입장에 서서 필요한 조언을 얻으며 일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후 70년이었던 2015년엔 "전쟁으로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으며 많은 이들이 고통과 큰 슬픔을 겪어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전쟁의 참혹함을 두 번 다시 반복하는 일 없도록 과거의 역사를 깊이 인식하고 평와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나루히토 덴노가 그의 아버지의 뒤를 이은 '일본의 양심'이 되어줄거란 기대감을 자아낸다. 전임인 아키히토 상왕은 과거 일본이 공격했던 아시아 지역을 방문하며 상대국 위령비를 참배하는 등 일본의 과오를 수습하는데 전력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덴노는 정치적 발언이 금지된 '상징'이란 점에서 운신의 폭이 좁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가 아버지처럼 평화주의적 언행과 과거사 반성 행보를 보일 가능성은 높다. 이를 통해 우경화 행보를 보이는 일본에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지 않을지, 주변국의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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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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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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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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