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 국방부와 국토안보부(DHS)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대량살상무기(WMD)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CNN이 국토안보부의 내부 메모를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몇 달간 미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고위 관리들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펜타닐이 테러 무기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이들은 펜타닐의 암시장 유통 확산을 막기 위해 WMD로 공식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펜타닐은 오피오이드계 합성 마약성 진통제로 효과는 모르핀보다 80배 이상 강하며 테러 공격에 사용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태스크 앤 퍼퍼스(Task & Purpose)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제임스 맥도널 국토안보부 대량파괴무기 담당 차관보는 지난 2월 커스텐 닐슨 전 장관에게 보낸 메모에서 "펜타닐은 독성이 높고 손에 넣기도 쉬워서 화학 무기 공격을 위해 비전통적인 방법을 찾는 이들에게 매력적"이라고 적었다.
미 국립약물중독연구소(NIDA)는 지난 2017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이 7만2000건 발생했는데 이중 펜타닐이나 펜타닐 파생 물질로 인한 사망은 3만건이라고 밝혔다.
펜타닐은 진통제로써 치료 목적의 합법적인 사용이 가능하며 최근 중국에서 대량으로 생산돼 암시장 사이트를 통해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또한 펜타닐은 첨가제로 사용되면서 헤로인과 같은 마약의 효능을 높이는 데에도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대중은 펜타닐이 국가 안보에 가하는 위협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마약류 불법 유통 근절을 오피오이드 위기에 대항하기 위한 정치 운동의 주요 쟁점으로 삼아 '오피오이드와의 전쟁'을 선언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도 지난해 미국의 압박 속에 펜타닐을 규제 약물 목록에 올려 중국 내 펜타닐 제조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펜타닐(오피오이드계 마약성 진통제)이 담긴 비닐백이 미국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국제우편세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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