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유전자신분증 시스템 구축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산나물로 착각하기 쉬운 독초 15종을 유전자신분증으로 구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생김새가 서로 비슷한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 정보 시스템을 최근 구축했다고 17일 밝혔다.
산나물과 독초 유전자신분증 구축 이미지 자료 [사진=환경부] |
유전자신분증이란 종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 정보인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사이토신(C)의 4가지 염기서열을 4진법으로 구성한 일종의 신분증을 의미하며, 생물 종의 오·혼용을 방지하는 과학적인 근거로 쓰인다.
우리나라에는 약 400여 종의 독성식물이 분포하며, 이 중 식용식물과 혼동하기 쉬워 감별이 필요한 주요 독초는 털머위, 동의나물, 냉초, 미치광이풀, 삿갓나물, 박새, 여로, 은방울꽃, 삿갓나물, 개당귀(지리강활), 꿩의 다리, 독미나리, 나도독미나리, 연산홍, 철쭉, 자리공뿌리 등 15종이다.
특히 이들 독초는 이른 봄철 새싹이 나는 시기에 식용하는 산나물과 생김새가 서로 비슷해 중독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일부 독초는 식물이름에도 나물이 들어가는 등 혼란을 준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독초 15종과 이들 독초와 생김새가 비슷한 산나물 13종을 대상으로 유전자신분증 정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산나물로 오인되는 독초 15종은 유전자 염기서열이 생김새가 비슷한 산나물 유전자와 서로 다른 정보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독초인 박새, 여로, 은방울꽃은 모두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로 같은과의 식용식물인 산마늘과 유사해 식용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유전자는 산마늘과 3~7%의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독초인 미나리아재비과 동의나물은 잎을 식용하는 국화과 식물인 곰취와 잎의 형태가 매우 유사하나 유전자는 9% 차이를 나타내며 뚜렷이 구분됐다.
연구진은 이번 시스템이 식용식물로 오인하여 독초 중독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인 식물을 감별하는 진단 키트 등을 개발할 수 있는 기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산나물로 착각하는 독초를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됐다"며, "생물자원의 정확한 판별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우리나라 생물 종에 대한 표준 유전자신분증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