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역량 최대한 끌어내는 기업 문화 필요
빅데이터 활용해 이용자 중심의 콘텐츠 개발
"넷플릭스와 제휴 및 IP 투자에 집중해야"
[편집자]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의 기세가 대단합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한 넷플릭스는 콘텐츠 소비형태와 제작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으면서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1억4000만 유료회원을 거느린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향후 발전 가능성과 우려되는 문제점을 함께 들여다봤습니다.
①넷플릭스,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들일까
②미디어 왕국 넷플릭스를 움직이는 사람들
③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넷플릭스의 경쟁력
④영화계와 넷플릭스, 공생할 수 있을까
⑤넷플릭스와 손잡는 국내 연예계, '킹덤'만큼 성공할까
⑥세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⑦정부, 거대자본 넷플릭스 대응 문제없나
⑧넷플릭스, 디즈니·애플 도전장에도 '스트리밍 시장' 왕좌 지킬까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저널리스트 지나 키딩은 저서 <넷플릭스 스타트업의 전설>을 통해 '넷플릭스트(Netflixed, 넷플릭스당하다)'란 말을 처음 선보였다. 현재 이 말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을 때 자주 사용된다. 넷플릭스의 혁신이 화두가 된 지 오래인 상황인데다, 넥플릭스로 인해 밀려나는 기업도 많다. IT와 콘텐츠 강국인 한국 역시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여러 전문가들이 작성한 책을 통해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과 우리가 대처해야 할 방안을 살펴봤다.
◆ 넷플릭스 고위직이 밝힌 비결…"직원들 역량을 최대로"
"많은 기업이 '직원 참여(engagement)'를 강화하고 '권한(empowerment)'를 부여하는 식으로 좀 더 활기찬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하지만 하향식 의사결정의 지휘-통제 시스템이라는 기존 방법을 버리지 못한 채 여전히 붙들고 있다." <파워풀>-p.017
[사진=한국경제신문] |
넷플릭스 최고인재책임자(CTO)로 일한 패티 맥코드의 저서 <파워풀>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패티 맥코드는 이 책에서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기업 문화가 넷플릭스의 강점이라고 꼽았다.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의 특징은 △해야할 일과 직면한 도전에 대한 개방적이고 명확하고 지속적인 소통 △모든 직원이 극도의 솔직함을 실천 △모든 직원이 사실에 근거한 의견을 바탕으로 대담하게 토론하고 그 결과를 엄격하게 시험 △모든 관리자는 모든 지휘에 적합한 기술을 가진 고성과자를 채용 등으로 정리된다.
패티 맥코드는 점차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가장 변화가 필요한 하나의 부서나 그룹에서 먼저 시작하거나, 그룹별로 잘 맞는 실천사항 하나부터 선별해 시작하는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 가장 잘 맞는 것을 찾아 변화를 실행하고, 자신들만의 버전으로 '자유와 책임이 있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직원들이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당신이 그들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권한을 인정하고 완고한 정책, 승인, 절차에서 풀어줘라. 장담하건대, 그들은 놀랄 만큼 강력해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 이용자를 위한 콘텐츠 개발 절실…"데이터 활용해야"
"넷플릭스는 두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첫째는 이용자에게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시스템을 만들고, 이용자 취향을 분석하는 IT 사업이다. 둘째는 흥행할 콘텐츠를 찾아 투자하는 제작사업이다." <넷플릭스하다>-p.011
케이블TV와 위성방송 개국에 참여, 국내 유료방송의 도입과 성장과정을 지켜본 문성길 현 경기콘텐츠진흥원 산업본부장은 저서 <넷플릭스하다>에서 넷플릭스의 혁신과 한국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위한 제언을 전한다. 세계 정상급 네트워크 인프라와 콘텐츠 생산력을 갖춘 한국 시장에서 왜 넷플릭스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하지 못하는 지 원인도 분석한다.
[사진=스리체어스] |
넷플릭스는 처음부터 온라인 시장을 선점했으며 빅테이터 분석, N스크린 전략, 자체 콘텐츠 제작 등으로 혁신을 거듭해왔다. 저자는 넷플릭스 혁신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이용자 중심의 경영'이라고 분석한다. '무엇이 이용자에게 더 이로운가'라는 간단한 원칙으로 철저히 이용자 입장에서 생각해 원하는 작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소비자의 '반응'을 정확히 파악해 다시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소비 자료, 빅데이터를 분석해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에 활용하고, 제작된 드라마에 대한 반응을 다시 분석해 다음 드라마 제작에 반영하는 것과 같다. 오랜 시간 콘텐츠 분야에서 일해온 저자는 "한국은 주로 예감과 직감에 의존해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이제 시대가 변했다. 우리도 데이터의 세계로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한국 시장이 취해야 할 길…"플랫폼 제휴부터 콘텐츠 개발까지"
한국 미디어 플랫폼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인플루언서 김조한은 한국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미디어 플랫폼 전쟁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플랫폼 전쟁>이란 저서를 통해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등 미국의 거대 미디어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고 중국 기업들도 급격하게 성장하는 현실 에서 한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사진=메디치미디어] |
저자는 미국과 중국기업을 분석해 한국기업의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넷플릭스와 관련한 한국기업의 전략으로 △넷플릭스와 플랫폼 제휴 △IP(지적재산권) 투자에 집중 △동남아시아 시장 적극 공략 △넷플릭스 적합 콘텐츠 개발을 꼽았다.
특히 넷플릭스에서 선호하는 콘텐츠를 'BM KST'로 정리한다. 이는 △'Binge Watching(몰아보기)' △'Multi Genre(장르·프로그램 특징)' △'Korean Dramas(한국 드라마)' △'Season(연속되는 콘텐츠)' △'Trend-SVOD(콘텐츠 생명력)'의 머릿말이다. 즉 몰아보기에 적합한 12편 정도의 짧은 에피소드 제작이 필요하며 여러 장르가 혼합된 콘텐츠가 먹힌다는 설명이다. 한국 드라마 자체가 경쟁력이 높은 상황인데다, 시즌제에 익숙한 미국 콘텐츠 시청자들을 위한 시즌제 고려의 필요성, 시간이 지나도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자는 "플랫폼 전쟁은 이제 시작됐다. 아직 승자도 패배자도 없다. 하지만 이 전쟁에서 어떠한 전략도 세우지 못하면 한국이 승자의 편에 서는 것은 요원한 일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