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이 최대 변수로 작용
'친문재인계' 당내 투톱 부담 분석도
당정 간 소통 vs 여야 협치 관건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친문(친문재인계)이라 어렵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있다”, “당권파라 의외로 표가 안 나올지도 모르겠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독주가 예상됐던 김태년(55·3선) 의원을 두고 나오는 얘기다. 원내대표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웅래(61·3선)·이인영(54·3선) 의원이 선거판에 뛰어들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5월 둘째 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는 현재 ‘3파전’으로 압축됐다. ‘친문 실세’로 분류되는 김태년 의원과 ‘중도파’ 노웅래 의원이 앞서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운동권’ 이인영 의원이 파고든 구도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왼쪽부터, 이름순) [사진=김학선 기자, 노웅래 의원 페이스북] |
다음달 예정된 후보 등록에 앞서 이들은 물밑에서 표밭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후보들은 의원들과 개별로 접촉하며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생일에 맞춰 노웅래 의원이 보낸 꽃다발 선물을 받았다는 후일담도 적잖게 들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김 의원 쪽으로 상당히 기울었다. 김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 친한 주류 인사로, 친문재인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 1월까지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당정 소통이 원활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노 의원도 벌쎄 세번째 원내대표 자리에 도전하며 고정 지지층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중도파와 비문재인계를 중심으로 표심을 확장하며 일찌감치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38표를 득표한 것도 ‘원대 3수’ 노 의원의 자신감을 높였다.
이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맏형이다. 이 의원은 당내 젊은 친문 세력인 부엉이모임이 밀어주는 후보로 알려져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 ‘3철’ 가운데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비서관이 부엉이모임 멤버다. 부엉이모임에서만 대략 40여표가 나온다는 관측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친문 핵심인 김 의원이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이 후보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리더십을 인정받은 반면 일각에서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던 여파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3.21 yooksa@newspim.com |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이번 선거가 결선투표까지 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번에 원내 사령탑에 오르려면 128석인 민주당 총 의석수에서 과반(64석)을 득표해야 한다. 현재 각 후보가 약 40석씩 삼등분한 상황을 감안하면 2차 투표까지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세 명 모두 믿는 구석이 있으니 나오지 않았겠느냐”며 “떨어진 1명의 표가 2차에서 어디로 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차기 원내대표를 결정 짓는 핵심 변수로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을 꼽았다.
이와 관련, ‘친문 핵심’ 이해찬 대표와 투톱으로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친문’ 꼬리표는 부정평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문 의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문계 내에서도 "내부 잡음 방지를 위해 우회로로 택한 방향이 이 의원 아니겠느냐"는 말들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에 들어서는 만큼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될지도 고려 대상이다. 당권파인 김 의원은 ‘당정 간 소통’, 노·이 의원은 ‘여·야간 협치’에 방점을 찍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당 내에선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며 “당정이냐, 여야냐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느냐에 따라 표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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