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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재미와 긴장감까지 챙긴 착한 영화 '증인'

기사입력 : 2019년01월22일 18:12

최종수정 : 2019년01월22일 18:12

제5회 롯데시나리오공모전 대상 수상작
'완득이'·'우아한 거짓말' 이한 감독 연출…정우성·김향기 열연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민변 출신의 순호(정우성)는 현실과 타협하고 대형 로펌 변호사로 들어간다. 머잖아 그에게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기회가 온다.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의 무죄만 입증하면 된다. 하지만 순탄치 않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다. 순호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의사소통이 어려운 지우를 위해 그의 세계로 들어가고 그 과정을 통해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간다. 

영화 ‘증인’은 제5회 롯데 시나리오 공모대전 대상 수상작으로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한 감독이 각색해 연출한 작품이다. ‘완득이’(2011), ‘우아한 거짓말’(2014) 등 이 감독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가까워질 수 없을 듯한 인물을 두고, 이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풀어가는 방식은 언제나처럼 따뜻하고 사려 깊다. 자극적이지 않고 순하다. 재촉하지 않고 기다린다. 그렇게 관객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돌볼 시간을 준다. 편견에서 벗어나자고, 좋은 사람이 되자고, 같이 좋은 사회를 만들자고 다독인다. 바라보는 시선과 보듬는 마음이 진실해서 고스란히 와닿는다. 조금은 뻔한 결말, 작위적인 대사가 불편하지 않은 것도 이 진심과 진정성에 있다. 

착한 영화가 주는 지루함도 없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이 꽤 쫄깃한 덕이다. 영화는 러닝타임 129분 중 법정신에만 40~50분을 활용한다. 물론 겹겹이 놀라운 반전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지우의 진술에 힘을 싣고 또 빼며 충돌하는 과정이 긴장감 넘친다. 그럼에도 재판장을 끌고 가는 순호는 폭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떤 상황에서도 덤덤해서 더 흥미롭다. 

곳곳에 잔잔한 웃음을 더했다는 점 역시 이 영화의 강점이다. 주로 순호와 그의 아버지 길재(박근형), 때때로 지우의 사랑스러움이 그 역할을 하는데 과하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았다.  

배우들의 연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최근 강한 캐릭터를 도맡아온 정우성은 순호를 통해 모처럼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특유의 따뜻한 눈빛과 부드러운 미소는 지우는 물론, 관객들의 마음에도 온기를 불어넣는다. 김향기는 연기에 있어서도 ‘정변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하다. 몸짓부터 말투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고 깊이 있게 그려냈다.

이 외에도 사건의 담당 검사 희중 역의 이규형, 시건의 유력 용의자 미란 역의 엄혜란, 지우 엄마 현정 역의 장영남, 순호의 오랜 친구 수인 역의 송윤아 등의 탄탄한 열연이 더해져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오는 2월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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