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창업기업의 요람 '심천'...통 큰 지원 발판, 무한대 실험
2030년까지 AI 1조 위안, 관련 산업 육성에 10조 위안 투자
공유경제 이어 초연결사회 대응 준비...오직 혁신에 집중
[심천=뉴스핌] 조정한 기자 =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건 바로 '혁신'에서 나온다."(문재인 대통령 2019년 신년사)
그야말로 '혁신'의 시대다. 문재인 대통령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까지 올해 신년사 핵심 키워드로 '혁신'을 꼽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혁신을 이끌 준비가 돼있을까.
뉴스핌은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위원들과 함께 아시아 혁신창업 벤처기업의 요람이 된 중국의 선전[Shenzhen, 深圳(심천)]을 찾아 그 해답을 찾아봤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소속 위원들과 한방면 차하얼학회 회장 등 중국 측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중국 심천에서 열린 '한중 경제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giveit90@newspim.com. [사진=심천 조정한 기자] |
◆ "반짝 아이디어 하나가 '메가체인지' 이끄는 현실이 된다"
혁신은 새로운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다만 어떻게 현실화하느냐가 문제다. 중국의 중소·벤처기업 성공사례로 꼽혀 찾아간 공유 배터리 회사 LAIDIAN(라이덴), 세계1위 드론 기업으로 전 세계 드론시장을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DJI 등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혁신의 꽃을 피운 대표적인 창업 벤처 기업들이다.
이들 혁신 창업기업들은 성공의 발판으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꼽았다. 통 큰 인센티브와 조세 지원 정책 등이 대표적인 지원책이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창업 벤처기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작은 실적이라도 제시해야 하는 한국 상황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2019년 정부의 혁신모험펀드는 대략 10조다. 하지만 이 자금이 모두 창업 벤처기업의 모험 자금으로 쓰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력이 있어도 규제에 막혀 추가 실적을 기대할 수 없거나, 유사한 선발주자 기업이 있다면 자금 확보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생존게임에 내몰리게 되는 치열한 정글의 경쟁이다.
◆ 공유경제 이어 초연결사회까지 선도할 준비 마쳐...원동력은 실패 두려워 않는 '테스트 베드'
중국의 실리콘 밸리인 심천에 기술력이 집중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빠르게 제품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특구로서 '테스트 베드(Test Bed·시험 무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위원들이 지난 17일 공유 배터리 회사인 LAIDIAN을 방문해 기업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giveit90@newspim.com. [사진=심천 조정한 기자] |
벤처 기업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탄생시킨 심천은 앞으로 2030년까지 1조 위안(한화 약 166조 1000억원) 규모의 AI(인공지능) 산업 육성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른바 미래 지향적 산업의 거대 트랜드라고 판단되면 집중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또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무려 10조 위안(한화 1661조)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AI 개발을 촉진하는 법률, 규정을 개정·보완하고 윤리적 규범을 리드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돈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상황에서 관련 제도 정비를 앞당기는 한편 미래형 규범에 대한 동시다발적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공유 배터리 회사 LAIDIAN(라이덴)의 관계자는 "심천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꺼이 실패를 해도 되는 곳"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벤처나 혁신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와 관련 지자체, 투자펀드 등이 기꺼이 모험을 감수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논의를 통해 관련 투자와 제도를 동시다발적으로 만드는 일에 모두 함께 뛰어드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심천시는 이와 함께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추진, AI 기술 발전을 위해 2020년까지 5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천은 공유경제에 이어 초연결사회까지 선도할 준비를 마쳤다. 심천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giveit90@newspim.com